우리 아이가 혀 짧은 소리를 내요

  • 입력 2014.10.19 19:00
  • 수정 2014.10.19 19:02
  • 기자명 백남규 사과나무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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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규 사과나무치과 원장

간혹 아이가 또래보다 말하는 것도 늦고 발음도 부정확하다고 걱정을 하시며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오시는 부모님이 계십니다. 이런 아이들을 검사해 보면 ‘시옷’이나 ‘치읓’ 등의 발음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그저 습관적으로 발음을 하거나, 어리광을 부리거나 귀여워 보이기 위해 일부러 혀 짧은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정확했던 발음이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정확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혀 짧은 소리’는 단순히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또는 일부러 내는 소리가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혀가 짧아서 의도하지 않게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혀가 짧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혀의 길이가 짧다는 말이 아닙니다. 혀 끝과 혀의 아래쪽을 연결해 주는 ‘설소대’라는 구조물이 있는데 이 설소대가 짧으면 혀를 길게 내밀고 싶어도 설소대에 의해 혀가 당겨져서 길게 내밀 수가 없으며 혀 끝이 입천장에 닿아야 정확하게 발음되는 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에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를 ‘설유착증’ 또는 ‘설소대 단축증’이라고 하며 설소대를 잘라 주어서 혀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해 주면 발음이 정확해 질 수 있습니다. 병원에 내원한 아이를 검사한 후, 부모님에게 자녀가 설유착증이라고 말씀드리면 대부분 놀라시며 전혀 몰랐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수술을 하면 많이 아프지는 않는지 물어 보십니다.

다행히도 설소대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입니다. 설소대를 일부 자르고 혀가 충분히 움직일 수 있도록 늘려준 다음 봉합을 합니다. 통증이나 부종은 거의 없지만 입 안에서 하는 수술이라 수술 후 음식 섭취가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짜거나 맵거나 뜨거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에는 수술용 칼뿐 아니라 레이저를 이용하여 절개를 하기도 하는데 레이저를 이용하여 수술을 하면 출혈도 거의 없고 통증도 덜한 편입니다. 또한 설소대수술은 가능하면 아이들의 발음이 굳어지기 전에 이른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들이 좀 커서 발음이 굳어진 후 시행한다면 발음교정을 위한 연습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순소대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소대란 윗입술과 두 개의 윗 앞니 사이를 연결하는 인대로 이 순소대가 짧고 두꺼우면 입술을 움직일 때마다 순소대가 당겨지면서 두 앞니를 벌리는 힘이 작용합니다. 따라서 짧고 두꺼운 순소대는 두 개의 앞니 사이를 벌어지게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순소대를 잘라줌으로써 앞니 사이가 벌어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순소대수술은 설소대수술보다 좀더 간단합니다.

이 외에 협소대(뺨소대)라고 하는 어금니 바깥쪽에 위치한 소대도 있으나 어린이들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오늘은 입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소대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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