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탕국감에 농민들만 애탄다

  • 입력 2014.10.12 19:10
  • 수정 2014.10.12 19:12
  • 기자명 한국농정신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야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번 국정감사는 역대 최대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원래 지난 9월부터 1차와 2차로 분리해 실시하기로 했던 국정감사는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국회 일정이 합의되지 않아 뒤로 미뤄졌다. 결국 대상기관이 늘어났지만 기간은 줄어들어 부실 국정감사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 해도 국정감사는 예정된 것이라 의원실 마다 착실히 준비해서 내실 있는 국정감사가 되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7일부터 시작된 국감은 맹탕 그 자체이다.

박근혜정권 개국공신이라 할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아니라 관료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었다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관료들의 천국이 됐다.

이번 쌀 관세화 결정 과정만 봐도 여실히 증명 되었다. 쌀시장의 본질적인 체질이 바뀌는 쌀 관세화 문제에서, 국회는 철저히 배제됐다. 이제 국회가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에 반격을 할 차례인데, 천국을 만난 관료들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쌀 전면 개방이라는 중차대한 문제에 국회는 획기적인 대책도, 대통령의 확고한 약속도 받아 내지 못했다. 어디 그뿐인가. 한-캐나다 FTA가 타결돼 국회에 비준동의안이 넘어 와 있다. 그리고 한-중 FTA는 연내 타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모두 농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사안임에도 국회는 지나치게 조용하다.

쌀 수확기를 맞아 산지 쌀값이 심상치 않다. 가축전염병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산물 가격은 계속 폭락하고 있으며 농가 소득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낸년에는 전국 동시 농협 조합장선거가 실시된다.

농촌 현장은 하루가 긴박한데, 국회가 했던 말만 되풀이하다보니 관료들이 국회를 가볍게 볼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어느 여당 중진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전농 간부에게 전농의 활동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다 농식품부 국감에서 왜 전농 국감을 하려 하느냐는 면박을 듣기도 했다. 여당의원이 일방적으로 정부 편을 들어주려다 결국 망신을 사게 된 것이다. 그나마 신정훈 의원이 제기한 남부지역에 확산되고 있는 벼 목도열병 문제가 신선하게 들린다.

남은 국정감사 기간. 국회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