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없는 농업성장, 사상누각

농식품부·농경연 ‘농업은 미래성장 산업이다’ 정책세미나 열어
현장 주체·중소농 대책 ‘시급’ 발언도

  • 입력 2014.09.28 20:42
  • 수정 2014.09.28 21:38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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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밝히는 농업, 희망을 설계하는 농업을 지향하는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이른바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가능성과 전략을 모색해보는 자리에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고령화된 농촌, 농업강국들과의 FTA 체결로 농산물 가격 폭락을 겪고 있는 농촌현실은 뒤로 한 채 식품 산업 발전과 공세적 수출전략 등을 가능성으로 제시한다면 자칫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최세균)이 주관한 ‘농업은 미래성장 산업이다’ 정책세미나가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렸다.

▲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관한 ‘농업은 미래성장 산업이다’ 정책세미나가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이날 정책세미나는 이동필 장관이 직접 개회사를 하고 주최측 추산 400여 명이 다녀갈만큼 성황을 이뤘다.

농식품부는 이번 세미나에 대해 한중 FTA, 쌀관세화 등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비전과 정책방안을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기조강연에 나선 짐 데이토(Jim Dator, 미래학자) 하와이대 교수는 ‘새로운 한류의 주역은 농업(Agriculture as the next Korean Wave)’을 주제로 “한국만의 독창적인 식문화와 ICT, BT 등의 선진 융복합기술을 활용해 전통적인 농업 외에도 인류의 영양과 기호, 맛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생산방식을 발전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가오는 미래사회에서 새로운 한류의 주역은 농식품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는 1부 기조강연과 2부 6가지 주제별 심층토론, 3부 종합토론으로 구성돼 진행됐다.

주제별 심층토론은 ▲농업과 비농업분야의 결합(좌장 남양호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새로운 농업자원 및 BT를 활용한 신성장동력 발굴(좌장 고희종 서울대 교수) ▲고부가가치 식품산업 육성(좌장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원장) ▲ICT 융복합을 통한 농식품산업의 첨단 산업화(좌장 하영효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원장) ▲농식품산업의 공세적 수출산업화(좌장 최지현 농경연 부원장) ▲6차산업 활성화를 통한 농촌경제 활력증진(좌장 김태곤 농경연 연구위원) 등으로 나뉘어 동시간대에 분야별로 이어졌다. 특히 각각의 심층토론에는 기업 토론자들의 다양한 성공사례가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 이색적이었다.

마지막 종합토론 시간. 주제별 좌장들은 농업의 중요성과 다양한 성장가능성에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농업이 첨단 산업화로 규모가 커져야 하며, 비농업분야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 기업화하고 경쟁력을 가지려면 중소농 형태와 상업농 형태를 구분해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에 손재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업의 기존 가치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확산하고 나서 미래성장산업을 말해야 한다”면서 “각 현장에서 이를 끌고나갈 농업주체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 사무총장인 이홍기 거창군수는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 농촌문제는 초고령화, 소득 양극화 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350만 농민 중 50만에 달하는 전업농을 제외하면 300만 영세농, 이들에 대한 정책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미래성장산업을 지향하는)의미가 있을까”라며 “오늘 나온 정책들 중장기계획과 내년에 당장 반영해야 할 단기계획으로 구분해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김훈규 거창농업회의소 사무국장은 “농업이라는 것이 수단인 사람과 농업이 전부인 사람과의 시각차는 컸다”면서 “1차는 비중이 없고, 겉도는 사람들이 장밋빛 환상만 심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대통령이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구호가 이런 자리를 초석으로 향후 더 계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농들의 성공사례를 통해, 농업이 어떤 상황을 맞더라도 자 봐라, 하면 된다, 와 같은 성공신화를 일반화 하려는 자리에 불과하다”고 평가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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