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은데 치주치료는 왜 하나요? ①

  • 입력 2014.09.26 16:55
  • 수정 2014.09.26 16:58
  • 기자명 장민철 사과나무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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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민철 사과나무치과 원장

2013년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보험급여외래진료 다빈도 질환순위에서 급성기관지염 다음의 2위로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차지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국민은 감기 다음으로 풍치라고도 알려져 있는 치주질환(잇몸병)으로 인해 병의원을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뜻 생각해보기에, 잇몸이 아파서 치과에 갔다는 사람이 제일 많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 사람들은 이가 아파서, 이가 썩어서, 이가 흔들려서, 이를 해넣으려고 치과에 방문한다. 그런데 왜 치주질환이 가장 많다고 하는 것일까.

이유는 실제로 이가 아파서 등의 이유로 내원한 사람이라도 대부분 어느 정도의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주질환은 이환빈도가 아주 높으면서도, 흔히 ‘침묵의 질병’이라 불리우는 간 질환처럼 질환의 초기에는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의 심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안타까운 것은 본인이 증상을 느끼고 병원에 내원하면, 이미 치료하기 힘들 정도로 진행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치주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치태 또는 플라그라고 불리우는 세균막이다. 치아에 달라붙어 형성되는 이 세균막에 의해 잇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그 염증반응에 의해 치은(잇몸)과 치조골(잇몸뼈)이 파괴되는 것이다. 염증반응으로 인한 조직의 파괴가 치은에 국한된 경우가 가장 경미한 정도의 치주질환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서서히 진행하여, 치조골의 파괴로 이어지고, 치조골 파괴의 정도에 따라 중등도/ 심도의 질환으로 분류된다.

치주질환의 비교적 초기 증상은 양치질 시 피가 난다거나, 양치 후에도 입안이 텁텁한 느낌이 있는 정도에 불과하고,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가 가장 많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 및 스케일링의 시행이다. 초기에 치료하고 잘 관리할 경우 대부분의 치주질환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

초기에 치료되지 못하고 심해질 경우, 입냄새가 심하거나, 종종 잇몸이 붓고 들뜬 느낌이 나다가 괜찮아지기를 반복한다. 치주질환으로 인한 통증이나 불편감은 며칠이 지나면 저절로 사그라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괜찮아졌다고 생각하고 병원에 내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치주질환의 특징이다. 치주질환은 일종의 만성 염증질환으로서, 급성기에만 증상이 나타나고, 급성염증이 해소되고 나면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원인인 세균막이 그대로 치아에 남아있기 때문에, 만성염증의 형태로 바뀌어 조직의 파괴는 계속 일어난다.

이런 상태로 계속 방치될 경우, 만약 이가 흔들리거나, 씹을 때 아프거나, 이와 잇몸사이에서 농이 나오거나, 앞니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상당히 질환이 진행한 상태일 가능성이 많다. 이럴 때에는 치주치료 후 결과를 지켜보고, 유지가 불가능한 치아는 발치해야 할 수 있다.

치주치료는 보험도 적용되고, 이를 깎는 것과 같은 비가역적인 치료가 아니며, 몸 속의 병원균을 제거하고 잇몸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건강을 위한 치료이다. 실제로 심한 치주질환은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도 하여, 이런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주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치과에 내원하길 권하며, 증상에 상관없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야말로 가장 쉽게 치아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임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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