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 더욱 살기좋은 농어촌 만들겠다

농민단체 한미FTA 선대책 후비준 지켜야
■ 이명박 당선인-농민단체장 간담회

  • 입력 2008.01.27 21:15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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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열의가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지난 21일 이명박 당선인과 간담회를 마치고 나온 농민단체장들의 간담회 소감이다.
이날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이명박 당선인은 농어업관련 단체장 34명과 함께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당초 정해진 시간보다 40여분을 지나서야 끝났다.
농촌진흥청 폐지, 한미 FTA 국회비준, 미국산 쇠고기, 사료 및 비료값 인상 등 농정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였지만 원칙적 이야기만 오고 갔다는 것이 농민단체장들의 전반적 의견이었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 농민단체장들은 농업현안에 대해 다 이야기를 했지만 당선인이 듣지 않는 분위기였다고도 했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서도 이 당선인이 답변이 없었다며, 농협 개혁에 대해서도 필요하다고만 답변했다며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FTA 대책이 식품산업의 농림부 이관이라는 것이 이 당선인의 답변이라는 말도 농민단체장들은 전했다. 〈연승우 기자〉.

농진청 폐지 반대 건의엔, “폐지 아니다”
미국쇠고기 침묵, 농협개혁 “필요” 답변

▶이명박 당선인의 모두 발언=우선 전국에서 매우 분주한 일이 많으실 텐데도 인수위에 오셔서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은 매우 보람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 농수산과 관련돼서는 지금 여러 FTA 협정을 앞두고 농촌이 매우 걱정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인수위에서는 차기 정부가 들어가면 농수산 관련해 농림부가 기능을 확대해서 나가려고 한다. 그래서 1차 산업에서 2차 산업에 주관하는 부서로서 우리 농촌이 이제 1차 산업에 머물지 않고 2, 3차 산업으로 가는 그런 농업 설계를 해야 농촌이 잘되고 또 따라서 수요자들도 소비자들도 덕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는 농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았던 그런 오랜 기간의 정책이 있었지만 이제는 양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확고한 정책을 펴고자 한다. 어려움이 있지만 길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길을 따라서 꾸준히 나가게 되면 농촌도 잘사는 농촌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되돌아가는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는 인수위 뿐 아니라 당에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또 국회에서도 농수산 위원장을 위시해서 여러 관련된 의원들도 이 자리에 와 계시고 정책을 만드는 인수위원들도 와 계시다. 여러분들께서 보다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가서 반드시 잘사는 농촌을 만드는 데 좋은 의견 기탄 없이 말해 주시면 좋겠다.

▲ 이명박 당선인이 21일 삼청동 소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농민단체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우리는, 차기 정부는 기업이 잘되는 것을 통해서 일자리 만든다고 하지만 농촌이 잘사는 것을 더더욱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기탄 없는 얘기를 해 주시면 도움이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함께 힘을 모아서 앞으로 잘 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간담회 무슨 이야기 오갔나?= 박의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농민단체대표로 인사말을 통해 “한나라당에서도 공약에서 선대책 후논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 시점에 상당한 농민들이 근심과 우려 가운데 논의되고 있는 미국과의 FTA를 걱정 가운데 쳐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실질적인 자치농정 실현을 위한 농업회의소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한나라당이 이미 밝힌 쌀 목표 가격 동결화는 꼭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정치 새로운 농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 갖고 있는 농가부채 특단의 대책과 제도적인 장치가 분명코 마련돼야 하며, 특히 농민들의 여러 심정, 정황을 위축시킬 수 있는 농진청 폐지는 상당한 고민과 연구 끝에 이뤄져야 한다”고 건의했다.

간담회에서 농촌진흥청 폐지와 관련해 농민단체장들은 강력하게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윤요근 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회장은 농업연구기관과 기술을 전달할 수 있는 전달체계가 필요하다고 건의했으며, 이에 대해 박재완 한나라당 의원은 “폐지가 아닌 전환”이라며 “농민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는 기구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농민들의 오해가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농진청 폐지 반대의견과 더불어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희숙 생활개선중앙회 회장도 농진청 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해달라며 농진청 폐지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우정규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여성농업인의 법적 지위를 확보해야 하며, 여성농민 종합지원센터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 우 회장은 이주여성이 농촌에서 50%가 넘는 남성들이 이주여성과 결혼하고 있다. 결혼이민 여성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으며, 여성농민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총선에서 비례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재돈 농민연합 상임대표는 “농가부채의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며, 가급적 부채대책은 취임초기에 나오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개진했으며 농민들의 정치권 진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경식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한미 FTA 비준에 있어 공약인 선대책 후비준의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또한 “농산물 유통과 과도한 농협중앙회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이 당선인은 농협 개혁해야 된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미국산 쇠고기와 FTA에 원칙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도축세 폐지와 도축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동환 대한양돈협회 회장은 사료가격 안정화와 축분처리를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은 북한어린이 우유지원 등의 낙농 관련 공약을 지켜줄 것을 요구했으며, 장기원 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은 쌀이 농가 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쌀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산관련 단체장들은 해양수산부 폐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당선인은 “모든 것이 일시에 해결될 수는 없지만 5년 내에 토론을 거쳐 제자리로 가게 하겠다”며 “농민의 당면 과제는 FTA이다. 농촌이 살아갈 기반을 만들기 위해 농수산식품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2차 3차 가공산업을 만들어 FTA에 대응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농수산식품부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떼를 써서 되는 것은 잠깐”이라며 “더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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