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쌀개방 준비 안됐다. 숨고를 시간 필요”

라울 몬테마이어 필리핀 자유농민협동조합연맹 대표

  • 입력 2014.07.20 17:16
  • 수정 2014.07.20 17:18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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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쌀 관세화 웨이버(의무면제) 협상 타결에 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필리핀 웨이버 협상을 “엄청난 대가”라 해석했다.

▲ 라울 몬테마이어 필리핀 자유농민협동조합연맹 대표
필리핀은 대표적인 쌀 수입국 중 하나다. 매년 100만톤 이상의 쌀을 수입했으며 지난 2008년엔 254만톤의 쌀을 수입하기도 했다. 필리핀 논 대부분이 2~3모작이 가능한 기후지만 관개시설 부족으로 건기에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쌀이 부족한 나라란 현실을 고려하면 ‘엄청난 대가’란 해석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필리핀 정부지정 WTO 농업협상위원인 라울 몬테마이어씨는 지난 7일 방한해 “농민들이 수용가능한 범위에서 쌀개방 시기를 효과적으로 연장했다”고 말했다.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에 관한 입장도 달랐다. 그는 “지역의 쌀 생산자들은 쌀 가격이 점점 떨어져 걱정한다”며 “TRQ가 있는 게 다행인 건 100만톤으로 정하면 수입물량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필리핀의 쌀 가격은 ㎏당 0.5달러지만 수입이 많았을 때엔 ㎏당 0.3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인구가 약 1 억명으로 알고 있다. 이 중 농민은 몇 명인가?
대략 800만명이 농민이고 벼농사를 짓는 농민은 이 중에서 250만명 가량 될거다. 대부분의 농촌인구가 고령인구다. 필리핀 평균 수명이 65세 정도인데 농촌의 평균연령이 57세 정도다.

한때 쌀 수출국이었던 필리핀이 쌀 수입국이 된 이유가 무엇인가?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정부의 농업 지원이 삭감되고 관개시설이나 도로망 미비로 어려움이 많다. 특히 관개시설 투자를 꾸준히 할 필요가 있는데 정부 정책에 이런 연속성이 없어 문제다. 관료들의 부정부패도 심각해 농업관련 지원이 충분히 이행되지 못한다.
 
필리핀에선 쌀 관세화가 더 유리하다는 여론이 없었나?
대부분의 농민들은 웨이버를 신청한 정부 입장에 동의했다. 대신 정부에 농업에 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필리핀은 아직 쌀시장을 개방할 준비가 안 됐다. 그래서 정부가 미래에 닥칠 상황에서 농업을 보장하려면 숨을 고를 필요가 있어 (웨이버) 협상을 한거다.

필리핀은 바나나 등 열대과일 수출국이 기도 하다. 이들 수출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은 어떤가?
필리핀은 토지개혁을 통해 많은 농지들이 농민들의 소유가 됐다. 그런데 초국적기업이 농민들에게 농지를 임대 받아 운영하면서 예전의 대농장 형태로 복귀하는 것 같다. 초국적기업에 임대를 준 농민들은 땅은 소유하고 있지만 마치 소작농처럼 회사를 위해 일하는 형태가 됐다.

홍기원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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