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어느 나라 부처인가

민변, SRM 혼입원인 축소은폐 의혹 제기
농민단체 “미국쇠고기 전면개방 안될 말”

  • 입력 2008.01.27 12:36
  • 기자명 손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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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백승헌)은 지난해 수차례 발생했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물질(SRM) 혼입사고와 관련, 농림부가 미국 수출검역증명제도의 한계를 작업인부의 부주의로 축소, 은폐하려 한 사실이 있다며 22일 미국 농무부의 조사서를 공개했다.

민변은 이날 농림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소송을 통해 입수한 미국 농무부의 조사서 전문과 주미대사가 청와대에 보고한 문서를 입수,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지난해 7월27일 발생한 SRM 혼입사고의 근본원인은 당초 농림부의 발표대로 ‘파손된 상자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가 아닌 ‘작업장 관리시스템의 한계’였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농무부는 조사서에서 SRM 혼입의 근본원인이 ‘포장공정 통제실패’와 ‘효과적인 관리통제 결핍’이라고 밝혔으나, 주미대사는 이를 전달받고도 ‘작업인부의 실수’라고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림부는 한 술 더 떠 ‘일부 파손된 상자를 교체하는 과정에서의 실수’라고 발표해 사실을 은폐, 축소하려고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민변은 밝혔다.

민변은 이에 대해 농림부가 미국의 광우병 위험부위 통제실패를 ‘종업원의 부주의’로 몰아가 우리 정부가 고시한 수입위생조건의 정당한 집행을 스스로 회피했다고 주장하고, 이는 당시 미국의 요구에 따라 진행되고 있던 수입위생조건 개정 절차가 전면 백지화,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농민단체들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회장 남호경)는 23일 성명을 내고 “먹거리인 미국산 쇠고기 위생검역 문제에 대하여 축소 은폐하지 말고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한우협회는 정부가 칼로스 구티에레즈 미국 상무부 장관의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할 경우 한미 FTA 비준을 앞당기겠다”는 발표에 따라 위생검역에 대한 어떠한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2월 임시국회 처리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박의규)도 같은 날 성명을 발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책임자를 문책,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했다.

 〈손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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