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채소라도 좋고 과일이라도 좋다

  • 입력 2014.06.29 01:16
  • 기자명 고은정 약선식생활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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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의 계절이 왔다. 때마침 충북에 사는 지인이 흙살림의 꾸러미로 보내지는 토마토를 한 상자 보내주셨다. 충분히 익은 것을 따서 보냈는지 달고 맛나다. 목이 마를 때 시원한 물을 마시면 좋겠지만 물과는 또 다르게 토마토를 몇 조각 입에 넣으면 갈증도 가시고 몸의 열도 내려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고 할 수도 있겠다.

목본의 씨방이 자란 것이 과일이라 불리기 때문에 초본의 열매인 토마토는 채소라 불리는 것이 맞지만 새콤달콤한 맛까지 가지고 있으니 나에게 토마토는 그저 과일로 인식되고 있다. 잘 익은 붉은 토마토의 생김새가 마치 감의 모양과 비슷해서 어린 시절에는 ‘일년감’으로 불렀던 토마토를 한방에서는 번가(蕃茄)라 부른다.

번가는 성질이 약간 차고 그 맛은 달고 시다. 신 음식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것처럼 토마토의 새콤한 맛은 우리 몸에 진액을 생기게 하며 목이 마른 증상을 가시게 한다. 성질이 차므로 여름철의 더위와 열을 내려주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소화를 도와주는 여름채소이다. 특히 육류의 소화에 많은 도움이 되므로 육류를 먹을 때 토마토를 같이 곁들여 먹는 것은 무척 지혜로운 밥상차림이 된다.

토마토의 신맛을 내는 성분은 사과산이며, 단맛을 내는 성분은 과당과 포도당으로 신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토마토는 다른 이름으로 천연의 피로회복제라 부를 수 있다. 토마토의 붉은 색을 내는 성분은 식물성생리활성물질로 불리는 것 중의 하나인 라이코펜이다. 항암작용이 뛰어나고 노화를 느리게 하며 혈당을 내려주고 심혈관계통의 질병에도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토마토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나트륨의 몸 밖 배출을 촉진하여 부종이 있는 사람에게 좋으며, 산성화된 혈액을 중화시키므로 혈압을 내려주고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주므로 성인병의 예방에 더 없이 좋은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주로 생으로 먹지만 영양학적으로는 생으로 먹는 것보다 기름과 함께 익혀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토마토의 항암성분으로 알려진 라이코펜은 지용성 성분이라 기름과 함께 조리해 먹으면 소화 흡수가 더 잘 되며, 열을 가하면 그 함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찬 성질 때문에 비위가 허약한 사람이 많이 먹으면 구토를 하거나 설사를 할 수도 있어 익혀서 먹는다면 몸이 찬 사람이나 소화기가 허약한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토마토를 설탕과 함께 먹으면 비타민B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토마토의 신맛을 내주는 사과산이 위산과다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는 복통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토마토를 김치나 고추장에 응용할 수도 있다. 고추장을 담글 때 껍질을 벗겨 미리 졸여놓은 토마토를 고춧가루와 함께 넣어 버무리면 색깔도 곱고 감칠맛이 도는 훌륭한 고추장이 되고, 토마토를 5mm 정도의 두께로 썬 뒤 무채로 만든 속을 넣어 갈피갈피에 넣으면 색도 곱고 맛도 좋은 토마토 김치가 된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래진다’는 서양 속담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과일 토마토의 계절이다. 때맞춰 흙살림에서 온 토마토를 가스 배관공사 하러 오신 분의 간식으로 낼 수 있어 좋은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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