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공동생산자… 농민 고충 함께 인식해야”

김종덕 국제 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

  • 입력 2014.06.07 17:35
  • 수정 2014.06.07 23:19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슬로푸드 운동은 지난 1986년 이탈리아에서 좋은 음식과 느린 삶을 만들고자 시작한 음식문화운동이다. 우리나라엔 김종덕 회장(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 2000년 1회 슬로푸드시상대회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걸 계기로 슬로푸드 운동이 알려졌다. 이어 2007년에 ㈔슬로푸드 문화원이 만들어졌으며 지난달 22일엔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가 정식 출범했다. 슬로푸드는 세계 160여개 국가에 지부가 있으며 이 중 국가협회 승인을 받은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2개국이다.

국내 슬로푸드 운동은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경기 남양주시에서 슬로푸드국제대회(아시오 구스토·AsiO Gusto)를 개최하는 등 짧은 역사에도 많은 성과를 거뒀다. 김 회장은 “현대문명이 지나치게 이윤을 중시하는데 물질적 만족에서 탈피하는 출발점 중 하나가 음식”이라며 “슬로푸드 운동이 우리나라의 농업문제, 먹거리 문제, 환경문제의 대안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맛의 방주와 프레지디아(맛 지킴이 두레) 등록을 확대하고 먹거리 정의 등을 알리는 각종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기원 기자>

▲ 김종덕 국제 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

 -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7.2㎏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 현대인들이 아침을 거르거나 집에서 음식을 먹는 때가 줄어들며 소비량이 줄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쌀이 넘친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쌀은 모자란 상태다. 이로 인해 국산쌀과 외국쌀을 섞어 판매하는 혼합미 문제도 심각하다. 필리핀은 쌀 수출국이었지만 현재는 쌀 수입국이 됐다. 국민이 농업을 외면하면 필리핀처럼 망가질 수 있다.

-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와 비교해 농업에 대한 관심은 낮다. 이런 괴리를 극복할 대안이 있다면?

▶ 2008년 세계적 식량위기 때 식량 수출국들이 수출을 닫아 문제가 됐다. 현재 식량자급률 20%대인 우리나라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맛이나 모양에 국한돼 있다. 먹거리의 포르노다. 농업에도 먹거리에도 관심두지 않는 현대인은 음식문맹자다. 이 음식문맹자들 때문에 농업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그러니 정부도 농업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카를로 페트리니 국제 슬로푸드 회장은 “농업없이 먹거리도 없다”고 말했다. 농민과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같다고 본다. 농민이 좋은 먹거리를 생산해도 소비자가 외면하면 생산을 유지할 수 없다. 반대로 농민들이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지 않으면 소비자는 좋은 먹거리를 구할 수 없다. 그래서 슬로푸드 운동은 소비자를 공동생산자로 규정한다. 소비자가 공동생산자로서 농민의 고충을 자신의 고충으로 인식하고 함께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 슬로푸드 운동이 추구하는 농업의 모습은 무엇인가?

▶ 슬로푸드는 좋음(Good), 깨끗함(Clean), 공정함(Fair)을 지향한다. 건강에 좋고 환경을 지키고 생산자에 제대로 보상하는 먹거리를 추구한다. 그래서 이윤추구를 쫓는 공장식 농업을 반대하며 제철 지역생산 지역소비를 원칙으로 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