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유리온실 농협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 입력 2014.06.06 11:26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성시 화옹지구 간척지에 조성된 유리온실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MB정부가 수출농업육성 정책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화옹 유리온실이 농민들의 저항으로 좌절된 바 있다. 대기업이 농업생산에까지 참여한다는 농민들의 비판은 마침내 동부한농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졌고, 결국 동부한농은 유리온실 사업포기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동부는 이후 화성지역 농민들로 구성된 화성그린팜 영농조합법인에 매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화성그린팜은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계약은 해지되고 말았다. 동부는 또다시 유리온실의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계가 인수해야한다는 논리를 펴며 사실상 농협중앙회를 차기 인수자로 선정키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동부 유리온실 사업은 출발부터 잘못된 사업이다. 국내 농업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춘 유리온실은 대다수 중소농들에게 피해를 줄 것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이익을 위해 첨단기술 개발과 농산물 수출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대다수 농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려다가 농민들의 반발에 좌초한 것이다. 결국 화옹 유리온실 사업은 정부의 정책실패요, 동부한농의 투자실패이다.

화옹 유리온실은 사실상 수익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첫째 시설투자비가 막대하다. 약 500억원 가까이 투자되었다는 데, 내구연한을 20년으로 보면 감가상각비만 1년에 25억원이다. 그리고 투자금의 금융비용을 5%만 잡아도 25억원에 이른다. 이것만 합쳐도 매년 5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이 시설에서 최대 생산액이 1년에 1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수익이 난다는 것은 한마디로 불가능한 것이다.

현실이 이런데 농업계가 지켜야한다는 막연하고 감정적인 접근으로 농협중앙회 인수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 정책실패의 산물이요, 기업의 투자 실패를 농협중앙회가 떠안을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가 인수한다면 결국 동부한농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정부는 농협중앙회가 인수하면 여러 조건을 완화해 주겠다고 하고 있다. 이는 특정기업의 실패한 사업체 매각을 정부가 돕기 위해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화옹유리온실은 동부한농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온실 처리 과정에서 농업계, 비농업계를 가르는 것은 옳지도 맞지도 않은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할 뿐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