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슬로푸드 한국협회 출범에 부쳐

  • 입력 2014.05.24 11:32
  • 기자명 한국농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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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생명존중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생명들의 다양성과 고귀함을 스스로 존중하고 아끼는 것이 생명존중이다. 고도산업사회는 모든 것이 이윤으로 환원하지 못하면 곧 가치 없는 것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것이 생명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이런 생명경시는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른바 패스트푸드, 정크푸드들이고 이런 음식들은 생명보다는 이윤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것은 먹거리 생산에서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속성으로 길러지는데 필요한 각종장치와 화학물질들, 농약, 제초제, 호르몬제들이 농산물에 혼입된다. 여기에 필수는 GMO일 것이다. 이것은 이윤을 고려한 먹거리생산 체계일 뿐이다.

이러한 가운데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은 시작 되었다. 이 운동은 이탈리아인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가 처음 시작하게 되었는데, 각 나라의 전통 음식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이 운동을 발의했다. 국제적 조직으로 한국에서도 이번에 협회가 발족하게 됨을 함께 기뻐하고자 한다.

특히 슬로푸드는 소농의 자립적 생활과 생명다양성을 존중하는 정신이 바탕이기에 농촌과 농업, 농민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대안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더 나아가 식량주권이라는 모든 인류가 자신의 먹거리를 자신의 힘과 의지로 지켜낼 수 있는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한다는데 엄청난 의미가 부여돼 있다. 또한 각 지역의 먹거리 생산 패턴이 다르고 그에 따른 문화다양성이 존중된다는 것은 농산물이 교역의 대상이 아니라고 외치던 이경해 열사의 절규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 농업현실의 참담함에서 비로소솟아오르는 새싹이듯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에 거는 기대는 크다. 각자의 영역에서 묵묵히 차분하게 실천해 나가는 회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거라 확신한다.

식량주권의 보장 없는 약육강식의 세상을 뒤집을 씨앗은 뿌려졌다. 생명위기의 시대, 역설적이게도 농업의 대전환을 통해 생명의 씨앗을 모두가 함께 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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