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사진이야기 農‧寫

  • 입력 2014.05.16 15:33
  • 수정 2014.05.16 16:02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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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여중 2학년이에요. 이름은 박성실이고요. 지난주까지 시험이었어요. 함께하고 싶었는데 그동안 올 수 없었어요. 오늘 처음 나온 거예요. 추모하고 싶어서. 대통령님께서 따뜻한 집에서 잠잘 때 언니, 오빠들은 차가운 물속에 잠겨 있었다는 게 화가 많이 났어요. “왜 그렇게 울었어요?” 너무 슬펐어요. 무서웠고. 언니, 오빠들 부모님 생각도 했어요. 얼마나 속상하실까. 그런 생각이요. 어른들이 원망스럽기도 했고요. 눈물이 쉽게 멈추지 않았어요. “매주 월요일마다 추모촛불이 열린다는데 또 참석할 거예요?” 네. 같이 해야죠. 모두 잊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저도 그래요. 학생이라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슬픔은 나눌 수 있는 거잖아요. 세월호,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사고는 회사 탓이지만 참사는 정부 탓이라는 말은 침몰 이후 구조된 생명이 단 한 명도 없는 냉혹한 현실이 반증한다. 이미 281명의 목숨을 집어삼킨 진도 앞 바다에 아직 23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다.(15일 현재) 차디차고 칠흑같이 검고 깊은 바다에 버려진 생명들, 하여 남겨진 어른들은 “미안하다”, “가만히 잊지 않겠다” 며 참회의 용서를 구한다.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 순창에서는 매주 월요일 저녁 순창공공도서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촛불을 밝힌다. 지난 12일에도 희생자의 명복과 실종자의 생환을 염원하는 촛불이 어김없이 불 타 올랐다. ‘분노하라’의 저자 스테판 에셀은 말했다. “무관심이야 말로 최악의 태도다.” 참사 후 한 달이 지났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그래서다. 지금 필요한 건, 처절하게 기억하고 분노하고 저항하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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