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보고도 한중FTA 소리 나오나

  • 입력 2014.05.16 13:14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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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10kg이 2,400원이고 양파 1kg이 500~600원대를 왔다 갔다 하는 등 채소값이 곤두박질 친 마당에 이달 내 중국에서 한중FTA 11차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이뤄졌던 10차 협상에서는 초민감 품목에 어떤 품목을 포함시키고 관세를 언제까지 철폐할 것인지에 대한 양국 간의 논의가 있었다. 농민 중 누구도 FTA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정부의 일방통행식 한중FTA 협상은 빠르게 진행되고만 있다.

한중FTA로 농업이 입는 피해는 한미FTA보다 2~5배 클 것이라고 한다. 중국산 농산물 값은 국산보다 약 3~4배 싸다 하고 우리나라와 인접한 지리적조건 때문에 중국은 미국, 유럽 등 보다 신선 농산물을 수출하기에 월등히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중FTA가 실시되면 일단 채소류부터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게 불 보듯 뻔하다.

현재 채소값이 폭락하는 데 획기적인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하면서 한중FTA를 추진한다는 것은 농민 마음에 불을 지르는 격이다.

이 와중에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아쉽다. 지난 3~4월 농민들은 농산물값 폭락에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서울까지 올라와 농산물값 폭락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중FTA 10차 협상이 진행된 3월 17일에도 농민들은 일산에 모여 반대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차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달 국회 앞에서 마늘·양파값 폭락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여했던 한 농민은 “공중파에서 한 군데도 취재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농업에 관심 없다는 뜻인가”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식품 안전에 관해서는 관심 정도가 다르다. 먹거리 안전에 사고가 한 번 터지면 떠들썩하게 언론에 보도가 되며 소비자들도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식품 안전에는 민감하면서 정작 농업에 대해선 둔감한 것 같다. 농업을 지속가능하게 해 식량주권을 지키는 것이 곧 내가 먹는 먹거리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 된다. 소비자들과 언론들도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 생각하고 한중FTA, TPP 등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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