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정신 실종된 농협연수원 교육

  • 입력 2014.04.20 16:5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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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농협연수원에서는 1년에 2회씩 지역농협 임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성이 부족한 농민들이 농협의 임원에 선출되어 이사와 감사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연수원의 임원 정기 교육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농협연수원의 교육은 협동조합정신과 더불어 임원 직무에 관련한 전문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달 초에 있었던 농협연수원의 감사교육이 고개를 가로젓게 한다. 농협연수원장이 강의 중에 2010년 농협RPC적자를 ‘선거 탓’으로 돌렸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으로 수매가를 올려 RPC적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부적절한 내용이다. 당시의 문제는 정부 양정정책의 실패가 주요 원인이고 아울러 RPC의 경영상의 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농협이 일부의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농민조합원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A강사는 “감사는 이사회에서 발언권이 없다”느니 “대의원협의회를 조직하는 것이 맞지 않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했다. 협동조합의 원리와 원칙도 모르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 협동조합뿐 아니라 일반 주식회사에서도 감사가 이사회에 참석하여 발언하는 것은 고유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다만 의결권이 없을 뿐이다. 더불어 대의원협의회는 조합원의 자치적인 결사체로 맞고 맞지 않고의 영역이 아니다. 이 같은 발언은 전적으로 조합의 견제기능을 부정하고 독선적으로 운영하려는 조합장을 대변할 뿐이다. 이 외에도 문제의 발언이 여럿 있었다는 전언이다.

다수의 지역농협이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각종 사고 또한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농협 감사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연수원의 감사교육이 협동조합의 기본 원칙도 갖추지 못한 채 집행부를 두둔하고 감사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내용의 교육을 한다는 것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농협연수원을 일대 혁신해 지역농협 임원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농협연수원의 교육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니, 뜻있는 지역농협 임원들이 농민단체가 개설한 교육을 찾는 것 아닌가. 이럴 바에야 농협의 임원교육을 농민단체에 위탁하는 것이 지역농협과 농업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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