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과 몸싸움 끝에 벌어진 카메라 파손

춘천경찰서, 취재 현장서는 무시․지금껏 묵묵부답

  • 입력 2014.04.18 12:47
  • 수정 2014.04.18 12:49
  • 기자명 한승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시 중앙로 강원도청 앞에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및 감자가격 폭락 대책을 촉구하는 ‘2014 강원농민투쟁선포식’이 열렸다. 농민들은 도와 농협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며 1.8톤 분량의 감자 900박스를 도청과 농협 앞에 쌓으려고 했고 이를 막으려는 도청 관계자와 농민 간 실랑이가 발생했다.

격앙된 농민들은 5톤 트럭에 실려 있던 감자 상자를 도청 앞 도로로 내던졌고 이를 막기 위해 경찰과 의경이 동원돼 진압이 시작됐다. 5톤 트럭 위에 있던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 소속 농민 2명이 연행되는 과정이 있었고 이들을 취재하기 위해 근접촬영을 시도했다. 취재를 방해하려는 의경들과 여러 차례 몸싸움이 있었고 지휘 계통에서 기자를 향해 “격리시켜”, “밀어 내” 등의 지시를 내리는 것 또한 들었다.

▲ 의경과 몸싸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카메라 파손. 당시 지휘관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여러 차례 기자 신분임을 소리쳐 알렸고 취재를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5~6명의 의경에 둘러싸여 몸싸움을 벌인 과정에서 카메라가 파손됐다. Canon 16-35 렌즈가 두동강이 났고, Canon 5D mark3 카메라와 SPEEDLITE 600EX-RT(스트로브)에도 외관, 내부 할 것 없이 상당한 물리적 충격이 가해졌다. 항의를 하기 위해 당시 지휘를 내리던 경찰 상급자를 향해 소속과 관등성명을 요구했지만 상급자는 “우리가 그랬냐”는 식의 말로 일관하며 기자를 외면했다.

기자 명함을 건네며 소속과 이름을 밝혔지만 경찰 간부는 도청 앞을 떠날 때까지 소속과 관등성명은 물론, 단 한 차례도 성의 있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엄연한 취재 방해였고 물리적 피해가 명백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경찰들은 ‘나몰라라’ 식의 대응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후 춘천경찰서 정보과 형사로부터 전후사정을 파악하기 위한 전화가 왔었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음날(16일) 당시 도청에 출동했던 경비작전계로 전화를 걸어 배상 및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신문사의 입장을 설명했으나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그런 일이 있었는 줄 몰랐다”, “알아보고 전화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분명 업무상 취재 도중 벌어진 카메라 파손이었고 현장을 목격한 농민 및 시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춘천경찰서는 지금껏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도 고의성은 없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파손된 카메라와 렌즈는 하루빨리 배상해야 한다. 춘천경찰서의 성의 있는 답변 및 향후 절차를 바란다. 만약, 이렇다 할 답변 및 배상이 없을시 더 이상 같은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검찰 고소 및 경찰청 공문 접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거듭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