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매장, 왜 수입농산물 판매하나

  • 입력 2014.04.13 19:27
  • 수정 2014.04.13 19:36
  • 기자명 한국농정신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에는 당진시에 있는 지역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수입과일을 판매해서 말썽이 났다. 당진지역 일부 농협에서 수입과일 코너를 만들어 놓고 미국산 오렌지와 파인애플, 필리핀산 바나나, 칠레산 포도 등을 판매해 농민들이 격렬한 항의를 했다고 한다.

지역농협매장의 수입농산물 판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몇 년 전에는 국회 국정감사장에 수입농산물을 판매한 농협 조합장이 불려나와 혼쭐이 나기도 했다.

농협은 당연히 우리 농산물만을 판매해야 한다. 농민들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농민들의 출자로 만들어진 농협 아닌가. 가뜩이나 수입 농산물로 인한 가격 폭락에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는 마당에 수입농산물을 판매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인될 수 없다.

농협에서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인근의 대형마트와 경쟁을 위해서는 구색을 맞춰야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백가지 이유가 있다 해도 농협의 수입농산물 판매를 정당화 시키지는 못한다. 수입과일을 팔지 못해 다소 손해를 본다하더라도 농협은 고집스럽게 우리 농산물의 메카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도시지역의 하나로마트는 현재 우수한 우리농축산물만을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농축산물은 농협이 믿을 만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하고 있다. 도시지역 하나로마트의 경우 접근성도 떨어지고 시설이나 상품 구색이 대형마트와 비교해 부족함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자. 농협 매장에 가면 우수한 우리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다는 신뢰와 소비자들의 농협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거대자본이 운영하는 대형매장과 어깨를 겨누는 ‘경쟁력’인 것이다. 그런데 일부 지역농협 매장에서 소비자 선택권의 이유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게 되면 결국 농협의 상징성과 브랜드 가치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의 수입농산물 판매를 막기 위해 좀 더 적극인 지도와 강력한 제재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농민조합원과 농민단체들 또한 감시와 견제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이번 당진지역의 문제도 농민조합원들과 당진시농민회의 강력한 항의로 결국 해결됐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