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무역 불량종자 수입 엄중히 처리해야

  • 입력 2014.03.30 19:3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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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불량 조사료 종자를 공급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녹비와 조사료 확대를 위해 조사료용 수입산 호밀종자 공급 사업 주체로 농협중앙회를 선정했고, 농협무역이 그 실무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농협무역이 독점 수입해 공급한 호밀종자 중 10% 이상이 발아되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벌레가 생겼다. 지난해 10월에 파종하고 5월부터 수확하여 조사료로 사용하려던 축산 농가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러나 농협무역은 종자보험사의 판정이 나와야한다며 대책을 미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문제가 여론화되자 언론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새정치국민연합 박민수의원에 따르면 농협무역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907톤을 농가에 보급했고, 그중 11%에 해당하는 104톤에서 벌레가 발생하거나 발아불량이 나타났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근본적 대책을 세우지 않고 피해농가들에게 종자 교환이나 수확량 차액을 보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한다.

농협의 보증종자라고 믿고 사용한 축산 농가들이 매년 되풀이되는 피해를 감수하며 지내 왔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농협무역이 얼마나 농민들을 무시하며 사업을 진행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농협무역은 우리 농축산물의 수출을 위해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해 만든 회사다. 그런데 농협무역은 2007년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판매하다 들통이 나기도 했다. 농산물 수출이라는 어려운 일을 회피하고 수입농산물로 손쉽게 돈벌이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문제를 제기한 박민수 의원실에 따르면 수입 호밀종자를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공급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수입과정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거다.

농협은 사업구조개편 이후 판매농협구현을 외치며 대대적으로 경제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무역의 행태를 봐서는 과연 농협중앙회가 진정 농민들을 위한 경제사업을 할 것인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혼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불량종자 수입으로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으니 말이다. 농협중앙회와 정부는 농협무역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통해 종자 수입 전반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더불어 불량종자 공급으로 인한 피해 농가들에 대한 신속한 보상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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