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귀농·귀촌사업 제대로 진단해야

  • 입력 2014.03.23 20:09
  • 수정 2014.03.23 20:1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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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귀농귀촌에 성공한 가구 수가 7만여호에 이른다고 한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와 전원생활을 통한 가치추구 경향 확산 등에 힘입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40대 이하 젊은 층의 농촌유입을 고부가가치농업과 6차 산업 확대 등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시한 몇가지 성공사례는 농식품부의 귀농, 귀촌에 대한 인식정도를 보여주는 것이란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그러기에 귀농 귀촌은 농업인력 유지뿐 아니라 농업농촌의 활력증대, 일자리 창출, 도시의 과밀 문제해소, 복지부담 완화에 기여한다고 경제사회적 조명을 할 수 있는 것일 게다. 6차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발전과 사회적서비스 확대에 따른 사회적 자본을 형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이런 진단은 자료의 진정성과는 다르게 사실과 차이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귀농, 귀촌은 베이붐세대가 주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귀농, 귀촌은 대부분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에서 출발 한다. 그야말로 “농사나 짓지”라고 했던 세대들이다.

40대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도시에서 지치거나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의 최후 선택지가 귀농, 귀촌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이 농촌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거나 사회적 자본을 형성한다고 보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귀농, 귀촌이 농촌사회의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는 측면을 무시할 수가 없다.

희망이 사라진 농업, 농촌에 새로운 유입인구가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농업과 지역에서 제대로 터를 잡고 살 수 있는 지원책이 준비돼야 한다. 농업, 농촌에 임하는 올바른 자세가 무엇보다 우선 돼야 한다. 또 보육, 교육, 보건 등의 문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심화되는 경쟁속에서 농촌으로 가면 그나마 좀 편치 않겠느냐는 생각이 귀농, 귀촌의 중요 이유다. 그런데 농식품부는 그들에게 다시 경쟁을 가르쳐 농촌으로 보내려고 하니 웃기고도 슬픈 일이다. 기존의 농촌에서 경쟁을 이기고 일가를 이룬 분들에게 배울 것이 무엇인가. 엄청난 투입, 끝없는 기술 개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성공스토리를 그들에게 감동적으로 주어야 할 것인가. 정착실패의 주요요인은 만만찮은 경쟁구조에 다시 놓이게 됐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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