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순회수리? 절 몇 번 할 정도로 고맙지.”

사진이야기 農․寫 진천 농업기술센터, 오지마을 중심 순회수리 시작

  • 입력 2014.03.14 14:06
  • 수정 2014.08.21 15:41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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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봉마을에서 농기계 순회수리가 시작되자 마을 곳곳에서 농민들이 모여 들었다. 경운기, 예초기 등 수리 과정 하나하나를 꼼꼼히 확인하는 농민들은 순회수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마을회관 주위를 쉬이 떠나지 못했다.
▲ 경운기를 수리하는 이상복 교관의 손길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눈길이 자못 진지하다.
▲ 마을회관 앞에서 농기계 수리가 한창인 가운데 한 농민이 고친 예초기를 들고 귀가하고 있다.
▲ 순회수리 차량에서 필요한 부품을 찾는 한 농민.

이른 아침부터 ‘달달달’ 거리는 경운기 소리가 요란하다. 가지처럼 뻗은 마을 골목골목마다 ‘달달달’ 소리가 들리는 듯싶더니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경운기를 끌거나 예초기 등을 들고 마을 어귀에 있는 마을회관으로 모인다.

오늘(10일)은 충북 진천군 농업기술센터의 2014 농기계 순회수리교육이 있는 날. 진천군은 농민들의 농기계 수리 불편 해소를 위해 농기계 수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교통이 불편한 산간 오지마을을 대상으로 순회수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순회수리는 오는 9월 말까지 90차례 시행될 예정이다.

해발 573m 무제봉(武帝峰) 아래 나지막이 터를 잡은 상봉마을에 농기계 순회수리반이 방문하자 열 일 제쳐두고 모인 농민들로 마을회관 앞이 북적인다. 충북 진천군청에서 15km 가까이 들어와야 하는 상봉마을(백곡면 성대리)은 사설 농기계 수리센터를 이용하려고 해도 면 소재지까지 5~6km 정도를 이동해야하는 오지마을이다.

마을이장인 오광환(65)씨는 “80세가 넘는 마을 어른들이 경운기를 끌고 수리센터까지 가는 것 만해도 일”이라며 “직접 찾아와서 농기계 손 다 봐주고 가격도 부품비만 받아 저렴하니 농민들로써는 절 몇 번 해도 될 정도로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수리기사 2명을 이끌고 상봉마을을 찾은 이상복 진천농업기술센터 교관은 “군에서 부품비 2만원을 지원하는 등 농번기를 앞두고 농기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에게 혜택을 주고자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며 “농기계 사용 전․후의 점검 사항과 보관․관리 요령, 안전교육까지 병행해 안전사고 발생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순회수리 소식을 듣고 아랫마을에서 올라온 김남한(63)씨는 “트랙터 부품이 필요해서 왔는데 미리 주문하지 않아서 못 받았다”면서도 “완전 오지마을인 이곳까지 찾아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레이크 수리하고, 타이어 교체하고, 구리스 바른 경운기만 해도 10여 대. ‘달달달’ 거리는 경운기를 끌고 마을회관 앞으로 모였던 농민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경운기에 올라탔다. 묵직한 오일을 ‘덤’으로 받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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