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의 원로와 지도자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갑오농민군의 후예를 자처하며 신념을 지켜온 농민운동가로서 민주주의의 퇴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김영호, 이하 전농), 가톨릭농민회(회장 정현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강다복, 이하 전여농) 등 3개 단체의 원로․지도자들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을 앞세운 정부의 이른바 ‘공안통치’를 비판했다.
전기환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은 기자회견문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내란음모 사건 조작, 위헌적 정당해산 강행 등을 거론하며 국정원을 “권력에 빌붙어 온갖 악행과 범죄를 일삼아 온 조직적 범죄 집단”이라고 폄하했다.
배종렬 전농 고문은 “통합진보당은 농민들 편에 서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며 “농업을 보호하려는 진보 정당이 계속해서 탄압받고 있는데, 그 근거라는 게 실체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원로와 지도자들은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국정원 해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 철회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유신독재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는 현 정권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이 민주주의 수호의 도약점이 되기를 바라며 민주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고송자 전여농 고문은 호소문을 통해 “평생 땅과 함께 살아온 농민운동가 원로들부터 시작하겠다”며 “오늘 우리의 호소가 전국 각지로 퍼져 민주주의의 큰 강물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권순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