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사업구조개편 2년, 몸집만 커졌다

  • 입력 2014.03.02 19:10
  • 수정 2014.03.16 12:1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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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18년간 논쟁의 중심에 섰던 농협중앙회 신경분리 문제가 일단락됐다. 그동안 농민들은 연합회 방식의 신경분리를 끊임없이 주장해 왔다. 그러나 농협법 개정은 언제나 그랬듯 농협중앙회의 뜻대로 결론이 났다. 농협중앙회는 2012년 3월 2일 ‘1중앙회 2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됐다.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은 그동안 신용사업 중심의 농협중앙회를 경제사업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포부로 출범했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아주는 농협으로, 그간 농민들의 숙원을 풀어주는 농협이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출범한지 이제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과연 농협은 어떻게 변한 것인가.

농민들과 지역농협 조합장들은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 이후 실상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뉴스를 통해 들리는 농협중앙회는 부정적인 소식 일색이다. 반면 사업구조개편으로 조직은 더욱 방만해져 개편 전 35명이던 농협중앙회의 임원의 수가 71명으로 2배나 늘었다. 직원의 수도 1,000명 이상 많아졌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 2주년을 맞아 농민들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 지주회사로 변한 농협중앙회가 과연 농민 조합원들을 위해서 일할 것인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식회사가 전체 농민 이익을 대변하는 협동조합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란 불가능한 것 아닌가.

농민들은 이미 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조공법인)에서 많은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아주기 위해 만든 주식회사 형태의 조공법인이 실상은 농민들에게 이익은커녕 손해를 끼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익을 내야하는 조공법인은 농산물을 보다 낮은 가격에 수매함으로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결국 농협중앙회의 경제 사업이 전국단위의 조공법인과 다를 것이 없지 않냐는 것이 농민들의 걱정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년간 경제사업활성화를 위해 4,500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 1조 3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가 곧 농산물 잘 팔아주는 농협이 될 힘이 된다고 믿는 농민들은 없다. 더 늦기 전에 농협의 사업구조개편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더불어 어떻게 하면 농협중앙회가 협동조합 정신에 맞게 운영될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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