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농을 보호하라
임차농을 보호하라
  • 한국농정
  • 승인 2014.02.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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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난데없이 ‘소작쟁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심심치 않게 일고 있다. 물론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그러나 지금 농촌 현실은 임차농들을 점점 어려운 처지에 몰아놓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농산물 개방 정책으로 농산물가격은 10년 전이나 마찬가지인데 농사짓는데 들어가는 각종 비용들은 두 배 이상 올랐다. 결국 농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지면적을 늘려 나갈 수밖에 없다. 한정된 농지에 농민들은 서로 더 많은 땅을 빌려 농사지으려는 경쟁이 치열해 진다. 이 틈에 농지 임차료가 올라간다. 농민들간 농지경쟁은 좀 더 비싼 임차료로 다른 사람의 경작지를 빼앗아 지주들은 가만히 있어도 임차료 경쟁의 수혜자가 된다.

해방 이후 불문율로 여겨졌던 3·7제(생산량 중 30%를 임차료로 지불)가 붕괴되고 5·5제가 보편화 되고 있다. 통상 농지의 임대료는 1마지기(200평)에 쌀 1가마가 전국적인 기준이었다. 그러나 평야지대를 중심으로 이것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다수확 지역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충남 서천, 전북 김제의 경우 1마지기에 4~5가마의 소출이 난다고 해서 임차료 2가마가 기본이란다. 1년 농사지어서 절반을 임차료로 지불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더 많은 땅을 임차해 손해를 조금이라도 메우려고 애쓰고 있다. 소위 ‘박리다작’이다. 이것이 결국 농민간의 임차 농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게 하고 임차료를 높이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반면 농지를 임대해 준 지주는 저금리 시대에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받는 동시에 지가상승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임차농들은 임차료 상승 문제뿐 아니라 고정직불금도 피해를 보고 있다. 일부 농민들은 직불금의 인상이 달갑지 않다고 한다. 지주들은 이것을 자신들의 불로소득쯤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직불금이 인상되면 임차료 인상의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포의 한 농민은 상당부분의 임차농지에서 직불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땅의 직불금은 지주도 신청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주가 계약서를 써주지 않아 경작농민이 직불금 신청을 할 수 없고, 지주는 직불금 수령 기준 면적(1ha)이 되지 않아 신청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차농은 이의를 제기하기는커녕 지주의 자경 확인을 위한 비료 농약 구매서류를 허위로 만들어 줘야 한다. 이게 지금 농촌현장에서 횡행하고 있는 임차농의 현실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임대료 인상을 억제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직불금이 목적에 맞게 경작자가 수령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이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현황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농지 임대차 문제는 개인간의 거래이므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직불금 부정수령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통계청은 2012년 쌀 생산비 조사 결과 토지용역비를 23만9,054원(10a)으로 발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밝히는 2012년 직불금 부당 수령 적발 건수는 17건이다. 이에 반해 한국농정이 2013년 11월 특집호를 통해서 보도한 김제지역 한 농민의 쌀값 가계부에 의하면 농지 임차료는 51만원(10a)이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농정이 전국의 60여 임차농가를 면담 조사한 결과 10여 농가 이상 직불금을 받지 못한 것을 찾아냈다. 이 두 가지 사례만 봐도 정부와 현장의 거리가 얼마나 먼 지 알 수 있다.

한국농정신문에서는 2월 특집호를 통해 임차농들의 실상을 살펴봤다. 경쟁력 중심의 농정에서 일방적 피해를 감수하며 살아가는 임차농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한다.

농업의 다원적 측면을 인정한다면 우리 농업의 80%를 차지하는 중소 임차농들에 대한 지원정책이 절실하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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