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과 농민운동 방향

  • 입력 2008.01.19 16:57
  • 기자명 강광석 강진군농민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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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광석 강진군농민회 부회장
이명박 정권은 기본적으로 친미 정권이고 신자유주의 정권이다. 취임하면 바로 미국에 간다. 한미FTA 국회비준의 선물을 들고 말이다.

 

이명박 정권을 규정하는 핵심 키워드가 고려대, 소망교회, 서울시청 인맥이라지만 이것은 언론이 만들어낸 가십 이상이하도 아니며 실지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고전적 잣대인 정치경제적 주권형태와 운영방식을 보면 친미신자유주의 정권임에 분명하다.

수입개방 한미FTA로 완성?

농민운동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미국반대를 외쳐왔다. 수입개방으로 살찐 것은 미국의 독점곡물 재벌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한미관계 복원은 남한에서 미국의 입장과 의지가 여과없이 관철된다는 의미이고 수입개방의 가속도는 한미FTA로 완성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농민운동에 있어 반미는 민족과 통일이라는 대의적 명분을 앞서 농민의 생존권적 요구에 너무나 살갛게 맞닿아 있다. 지난 20년 농민운동의 투쟁의 대상은 불행히도 여전히 유효하다.

농업을 경쟁과 시장만능주의로 푼다면 그 정책의 귀결은 당연히 ‘선택과 집중’일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은 필연적 정책방향이고 이것을 극복하는 대안적 논리는 식량주권과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국민적 합의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21세의 가장 큰 화두는 식량과 에너지다. 농업을 노동집약적 산업이나 토지집약적 산업으로 말하는 학자는 없다. 21세기 농업을 에너지 집약산업으로 규정한 것은 이미 20세기 후반이다. 에너지를 생산 보유 확보 할 수 있는 국가적 능력과 식량을 생산 보유 확보 할 수 있는 국력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고유가 시대 식량 파동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여기에 기구온난화 까지 엎친데 덮친격이다. 이전의 식량위기는 공급의 부족 때문이었지만 지금의 식량위기는 수요의 확대 때문이기에 근본적으로 다르다. 공급이 부족하면 토지 이용율을 높여 더 생산하면 되지만 수요의 확대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그 폭을 도저히 지금의 식량공급 체계로는 따라 잡을 수 없다.

더욱이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수요로 옥수수가 연료원자재로 바뀌면서 곡물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세계 곡물의 33%를 가축이 먹는다. 사람은 굶어 죽어 가는데 가축은 살이 찌고 그 가축을 먹고 사람은 비만에 걸린다. 비만을 해소하기 위해 런닝머신을 타고 그 런닝머신을 굴리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니 이것은 분명 코미디고 모순이다. 지금 세계는 이 모순의 덫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25%밖에 안 된다. 쌀을 제외하면 5%밖에 안 된다. 식량위기가 이미 가시권에 있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문제는 국가적 안위에 대한 문제가 된다.

농업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러 대안과 정책을 내 놓지만 역시 농업의 문제는 토지의 문제이고 사람의 문제이다. 땅이 없는데 무슨 수로 농사를 짓겠는가.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농업진흥지역을 없앤다고 하고 농지전용조건을 완화한다고 한다. 2000년 이후 해년마다 농지가 3% 줄어들고 있다. 땅은 어찌되었건 농업의 마지막 생산조건이고 근거인 것이다. 땅을 훼손하는 정권은 국가주권을 망치는 정권이다. 한반도대운하 공사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농지가 훼손될 것인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10년 사이 농민 평균연령은 10년 늙어 버렸다. 지난 10년 사이 농민의 수는 반으로 줄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아무리 좋은 땅이 있어도 농민이 없으면 누가 농사를 짓겠는가. 비료 값, 농약 값, 사료 값, 기름 값이 줄줄이 인상되어 생산비는 늘어가고 농산물 가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농민의 주 소득 작물인 나락농사는 해년마다 8천억씩 줄어들고 있다. 30대 농민 40%가 아직 장가를 못가고 있다. 전체 농민 중 농업소득으로 빚 이자를 강담할 수 없다고 말하는 농민이 50%이다.

농민운동은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을 하늘처럼 섬기고 땅을 훼손하고 농민을 농촌에서 내 모는 정권이라면 이 정권에서 농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식량주권에 대한 명확한 전망과 비젼이 없는 정권에서 농민운동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답은 자명하다. 문제는 우리의 준비태세다. 농민운동에서 농민은 생명선이다. 농민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농민을 변혁운동의 주체로 어떻게 일떠세울 것인가. 답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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