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歲(태세)

  • 입력 2014.01.12 23:36
  • 기자명 한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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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의 대략 운세를 태세라고 한다. 해마다 운세가 다른 것은 천지간의 조화다. 지구의 움직임, 별들의 흐름, 태양의 변화들을 종합해 나타낸 것이다.

농경시대엔 이런 천지간의 조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또한 농민들에게 태세를 미리 알림으로써 대비하고 정치적으로는 이데올로기화하여 근면한 생활을 유도했음이다.

임금이 신하에게 그해 새달력을 나누어주면 그것으로 태세를 점치고 아랫사람들에게 알렸다. 이것은 토정비결을 보는 개인의 행불행을 점치는 것보다 먼저였다. 세상이 변해 산업사회가 되다보니 태세는 간데없고 토정비결만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불확실성의 시대가 되어선지 곳곳에 점집이 늘어가는 추세다.

미신이라고 터부시하던 60년대를 능가하는 점집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다. 점집들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출마를 예정하는 사람들이 본인은 아닐지라도 배우자나 가족들이 운세를 보기위해 점집 문턱을 닳게 할 것이 분명하다.

사회변화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으니 점치는 양반들도 이는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거기에 태세까지 참고를 한다면 개인의 행불행이 사주팔자에만 묶이지 않고 사회전체의 상황과 천지간의 조화까지도 담아냄으로써 전체 사회의 행복도 미리 점칠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자 그럼 올해 태세를 짚어보도록 하자. 올해는 용이 두 마리다. 말이 네 마리, 소가 열한 마리다. 거기에 신(莘)일이 아흐레나 된다. 그럼 각자의 역할을 보자. 용은 치수를 담당한다. 일반적으로 용이 많으면 비가 많다고 풀이 한다. 말은 수확물 운반을 담당한다. 말이 수가 많을수록 수확물이 많다고 본다. 소는 경전을 담당한다. 소가 많을수록 더 많은 밭을 갈 수 있다. 신일은 모든 씨받이 생명의 수분수정이 가능한 날수다. 수분일이 길수록 열매가 많이 달린다고 해석한다.

독자들께서도 해석해 보시라. 이 네가지 경우의 수가 서로를 견제하면서 태세가 결정 나기에 해석 여하에 따라 태세를 잘못 짚을 수도 있다.

앞의 주어진 조건으로는 일단 가물다. 소가 열한 마리니 밭을 많이 갈아야 하는 해다. 이 두 가지로는 흉년일 가능성이 짙다. 가물어서 더 많은 씨를 넣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신일이 아흐레로 씨받이는 잘된다고 본다. 그러나 다음 말이 네 마린게 걸린다. 수확물이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일이 비교적 긴 이유가 씨받이가 잘되지 않기에 더 많은 날이 필요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결론은 올해는 극심한 가뭄과 폭우가 예상되며 동상해 등으로 씨받이가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더 많은 생산 활동에도 불구하고 소출이 적어지는 해로 해석 된다. 요즘 들어 풍년기근이란 말이 농촌에서 회자 되는데 오히려 소출이 적은게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자 독자여러분들께서도 각자 해석해보시라. 두 갑자 갑오년 의미를 가득 담아낸다면 금상첨화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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