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계란업계, 대립양상 심화

협회 100만인 서명운동 돌입… 하림은 “이해불가”

  • 입력 2014.01.12 23:21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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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하림(사장 이문용)의 계란산업 진출을 둘러싼 하림과 계란업계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유통업자 단체들은 계속해서 하림을 비판하며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하림측은 이에 대해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이준동)와 한국계란유통협회(회장 강종성)는 하림의 계란산업 진출 발표 당시부터 강한 비판을 제기하며 반발해 왔다(본지 2013년 12월 2일·12월 23일자 보도). 지난해 12월 18일 여의도에서 양계농민과 계란유통업자 2,500여명을 동원한 대규모 집회로 하림을 규탄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하림 계란산업 진출 철회 100만인 서명운동’ 시작을 선포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협회는 기자회견문에서 “하림이 계란산업에 뛰어들면 소상공인들은 일자리를 잃고 하림은 자체 직영농장이나 계열농가 확보로 계열화를 확대할 것”이라며 “결국 과잉생산을 조장해 농가는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양계산업은 기업 논리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 대한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 임원들이 기자회견장에서 하림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계협회는 하림이 과거 수출전용을 목적으로 설치한 상주 도계장을 내수용으로 전환한 일과 미국 알렌푸드사를 인수한 뒤 닭고기를 역수입한 일 등을 들어 산란계 계열화 계획을 극구 부정하는 하림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계란유통협회 또한 뒤늦게 이같은 정황을 파악하고 더욱 강력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에 업계 종사자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100만인의 서명을 받아 정부와 국회에 제출하는 등 반대운동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추운 날씨로 광장에 시민들이 적었던 탓에 활발한 서명 운동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협회 각 지역 지부 활동을 통해 충분히 100만인의 서명을 모을 수 있으리라는 견해다.

하림의 계란산업은 두 협회의 적극적인 반대운동으로 인해 큰 벽에 부딪혔다. 하림계란의 주 판매처 중 하나인 롯데마트가 협회측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27일부터 하림계란 발주를 중단키로 한 것. 롯데마트는 양측이 합의하지 않는 한 하림계란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림은 여전히 협회의 반대운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쉽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림측은 “정부가 규제를 풀어 기업의 투자유치 및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 안간힘을 쓰는 마당에 양계협회는 정상적이고 적법한 기업활동을 규제하는 초법적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반대운동의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반대운동 이면에는 양계협회 회장 선거를 앞둔 개인적인 이해가 얽혀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해 향후 협회의 더욱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계란산업을 둘러싸고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하림과 계란업계는 좀체 의견차를 좁힐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 어떤 결과로 수렴될 것인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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