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마다 가려운 피부, 무엇이 문제일까요?

  • 입력 2013.12.29 20:41
  • 기자명 김선미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안성농민의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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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고혈압 때문에 진료실에 내원하는 환자분이 이번에 방문하셨을 때는 아주 괴롭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피부가 너무 가려워 잠을 못 잘 정도라고 호소하였습니다. 어디가 가장 가려우신지 물으니, 팔과 다리가 심하긴 한데, 전신이 다 가렵다고 하셔서 팔, 다리, 몸통의 피부를 살펴 보았습니다.

특별히 이상한 점은 발견할 수 없었는데, 피부가 촉촉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건조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 가려우셨냐고 물으니, 일주일 전에 아들과 함께 목욕을 하고 난 이후로 가족중에 아들과 자신만 몸이 가렵다고 하십니다.

아! 그렇구나. 답을 듣는 순간 원인은 목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열심히 탕에서 때를 불리셔서 빡빡 미셨나요?”라고 물으니, “오랜만에 목욕탕에 갔는데, 밀어야죠.”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장시간의 목욕과 때밀기. 이것이 이 환자분의 가려움증의 원인이었습니다.

요즘 같은 건조한 겨울철에는 유난히 몸이 가렵다며,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이것을 주증상으로 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고, 다른 문제로 왔다가 진료실에서 나가기 직전, 다른 불편한 것은 없냐는 물음에 대한 답으로 하는 질문인 경우가 많지요. 이런 분들은 피부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조 피부와 이로 인한 가려움증만이 증상인 분들이기 때문이지요.

건조 피부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건조한 환경을 바꿔주고, 충분한 피부 보습을 해주는 것만으로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습진이나 피부염이 발생하면 거기에 맞는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방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20대 이후 점차 피부는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각질층이 두꺼워지고 수분이 부족하게 됩니다. 65세 이상에서는 전신 질환이 없이도 75%에서 건조 피부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건조 피부의 첫번째 징후는 미세한 흰색 분말가루 같은 것이 피부 표면에서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건조한 각질층이 부서지면서 나타나는 것인데, 심하면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는 것처럼 피부 표면이 갈라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피부가 가려움증을 더욱 많이 동반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피부 각질의 변화를 많은 사람들이 피부가 건조해진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때를 밀 때가 지났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목욕탕에서 때밀기’는 사실은 건조 피부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긴 시간 동안 뜨거운 탕 속에 들어가 있은 후 때수건으로 때를 미는 것은 우리 몸의 1차 방어선을 담당하는 피부 각질층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피지의 보호막도 모두 없애 버리는 원인이 됩니다.

건조 피부로 인한 겨울철 가려움증은 몇가지 주의사항만 잘 지킨다면 1~2주 내에 좋아질 수 있으며, 겨울철 내내 잘 지킨다면 건조피부로 인한 가려움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1. 평소 너무 뜨겁지 않은 물 (40도 이하)로 15~20분 이내의 샤워를 합니다. 이때 때를 미는 것은 피하고, 비누는 보습 성분이 포함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겨울에는 주 2~3회 정도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겨울철에는 난방을 세게 할수록 공기가 건조해져, 피부 건조를 악화시킵니다. 따라서 실내온도를 너무 높이지 않도록 하고, 습도는 50% 이상이 될 수 있도록 가습기 등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샤워 후에는 몸에 바르는 로숀이나 바디오일을 발라 주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샤워를 했다면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빨리 발라주는 것이 좋으며, 하루 중에도 수시로 로숀을 덧발라서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4. 체내 수분량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도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좋은 습관 중에 하나입니다.

이 네 가지 주의사항을 잘 지킨다면, 올 겨울 가려움 때문에 피부를 긁으며 밤을 지새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때밀기는 이제 그만! 가벼운 샤워와 바디로숀 바르기를 생활화하세요. 그러면 병원이 좀 더 멀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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