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

  • 입력 2013.12.22 15:36
  • 기자명 한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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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이 막 저물어 가고 있다. 한해를 차분히 마무리 하고 싶은게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일 게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니 안녕하지 못하다고들 여기저기서 대자보가 나붙는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 하나 변변히 갖지 못하게 되는 이 사회의 암울한 착취구조에 학생들의 심정을 드러낸 것이 발단이 됐다. 이제는 고등학생부터 기성세대까지 대자보 물결이다.

지난 12월 19일이 작년 대선일로부터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박근혜정권의 탄생은 복지확대라는 시대적 과제를 비교적 정확하게 그리고 빠르게 선점한데서 출발한다. 그것이 경제정의며 창조경제라고 해석했기에 국민들은 그에게 표를 줬다.

그러나 당선된 뒤부터 박정권의 입장은 달라졌다. 복지는 매번 후퇴를 거듭하고 있으며 경제정의는 사라지고 가난한 자들의 허리를 조르고 있다. 창조경제는 아직도 무엇인지 정확한 모습이 없는 어정쩡한 것으로 되어 있다.

취임부터 국정원등 권력기관의 대선개입문제에 걸려 멈춰선 시계가 되고 말았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에서 자화자찬 하지만 구체적 효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참다못한 국민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 한 것이다. 안녕들하시냐고, 난 안녕하지 못하다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뿐 아니라 철도노동자를 비롯한 이 사회의 약자들 그리고 약사들도 교수들도 중소상인들도 모두 안녕하지 못함을 호소한다. 그래도 청와대는 계속 안녕하실까.

철도민영화는 무엇인가. 자본에게 서민교통을 먹잇감으로 내주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것을 막기 위해 파업을 했다. 민영화는 노동자들을 경영합리화,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정리 해고 할 것이 뻔하다. 철도 요금은 비행기 값에 버금 갈 것이다. 이익이 나지 않는 회사는 망하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파업을 했지만 정권은 불법파업이라고 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 결사, 시위의 자유를 무시하는 현 정권은 절대 안녕할 수가 없다.

농민들도 안녕하지 못하다고 대자보를 걸었다. 국회 앞에 비닐치고 농성하는 곳에 쌀값 23만원이 보장되지 못하는 농민들은 안녕하지 못하다고, 결국은 그로인해 당신들의 밥상까지도 안녕하지 못할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박 정권은 농민들에게도 그럴싸한 구체적 공약을 했다. 논직불금을 100만원으로 올려주겠다는 것을 비롯 이른바 행복농업 5대공약을 발표하며 농업을 직접 챙기겠노라 했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난 지금 박정권은 직불금 10만원을 올린데 그쳤고 쌀값은 4천원, 5천원 찔끔거리며 농민들을 안녕치 못하게 만들고 있다.

전 정부의 시장에 맡기는 정책을 비판하며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말이 수첩에 적어 놓은 일설에 불과했다는 것들이 입증되고 있다.

안녕하지 못한 국민들을 향해 불온하다거나 선동적이라고 몰아붙일 것이 아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봐야 한다. 국민의 안녕이나 청와대의 안녕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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