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아봐. 뭐가 보이나?”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그게 네 앞날이야.” 군대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온다는 이 말이 유난히 와 닿는 한 해였다.
최근 몇 년 어느 해는 안 그랬겠냐마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2013년의 우리 농업 현실은 그야 말로 ‘막막함’ ‘소통 불가’ 그 자체였던 것 같다. 창조만 외치다 정작 지켜야 할 것들은 지키지 못했다. 아니 지키지 않았다. 농민들의 절규는 메아리쳐 되돌아 올 뿐이었다.
그러나 농민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지금 이 시간까지도 끊임 없이 생존을 위한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
최근 단식농성을 하는 김선동 의원을 위문차 방문한 적이 있다. 김 의원은 이러한 단식농성을 봐주는 이도 이젠 별로 없지만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외친 말을 인용했다.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그러나 내 뜻대로 마시고 주님 뜻대로 하소서.” 버림받은 것 같지만 결국 그것은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였다.
지금은 이렇게 고통 받지만 이는 분명 명확한 결과를 향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힘이 났다. 지금까지의 농민들과 함께 외친 목소리가 결코 헛된 일이 아님을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