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라는 일이 모두 그렇듯 축산 농민들은 하루하루 지극정성이다.
행여나 자신의 소 돼지가 아프지는 않은지, 밥은 잘 먹는지, 축사 기둥에 손이 쩍쩍 들러붙는 요즘같은 동장군에도 새벽 댓바람부터 일어나 살피고 어루만진다. 자신의 가축이니 자신이 보살펴야만 하고 또 기꺼이 수고를 감수한다.
그런데 정작 농민을 보살피는 정부의 모습을 보자면 그들을 ‘자신의’ 국민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빈약한 것 같다. 농가의 적자 운영이 계속되는 상황에도 정부의 손길은 차가우며 되레 보전금이 축소되고 FTA가 밀려온다.
농민을 정리하고 축산업을 기업에 일임하려는 의도마저 의심되는 정부의 정책방향 아래 축산 농민들은 어느 때보다 외로운 한 해를 보냈다.
농업에 연관된 수백가지 직종 가운데 오직 농민만이 적자를 본다고 말한다. 그런 까닭에 한창 상황이 좋지 않은 축산 농가들을 취재할 때는 괜히 마음이 편치 않고 죄스럽다.
오래도록 고생해 온 농민들이 이제는 가슴 펴고 소 돼지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기사 한 줄 한줄마다 낼 수 있는 최대의 힘을 보탤 것을 축산 기자로서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