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계란산업 진출 즉각 철회하라”

양계농민·계란유통업자, 대규모 집회 열고 하림 규탄

  • 입력 2013.12.22 14:1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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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하림 계란산업 진출 규탄대회가 열렸다. 상복을 입은 협회 임원들이 ‘축산 공룡기업’ 하림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부수고 있다.

계란산업 종사자들이 한데 모여 목소리를 합쳤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이준동)와 한국계란유통협회(회장 강종성) 회원들은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와 주식회사 하림(사장 이문용)의 계란산업 진출을 규탄했다. 하림측의 반응에 따라 추후 더욱 큰 규모의 집회도 예고했다.

하림은 지난달 27일 계란 브랜드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 등 업계의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그대로 사업을 강행했다. 이에 양계농민과 유통업자 등 관련 종사자들은 양계협회의 주최로 18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집회로 2,500여명의 인원이 집결했다. 참가자들은 하림에 ▲계란산업 진출 즉각 철회 ▲육계 사육비 인상 및 경비 현실화 실행 ▲병아리 시판 중지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이준동 양계협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는 육계·종계산업에서 하림의 행태를 여실히 봐 왔다. 이런 악덕기업에 계란산업을 맡길 수 없다”며 “계속해서 기업이 1차산업에 진출해 우리가 평생 일궈온 산업을 망친다면 정부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림측은 이번 계란산업 진출이 결코 계열화 사업이 아님을 주장하고 있지만 참가자들은 하림의 육계산업 계열화 행보와 수입 닭고기 취급 이력 등을 들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은 업계 종사자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 집회 참가자들이 하림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집회는 2,500여병의 인원이 집결한 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

집회에 참가한 산란계 농가 김평중(54·경기 포천)씨는 “하림이 계란산업 계열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육계에서 보여지는 횡포를 산란계도 똑같이 겪게 될 것이고, 소비자들도 계란을 비싸게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계란유통업자 전태근(53·대전광역시)씨는 “대기업이 해외 진출 같은 길도 있는데 왜 국내에서 소상공인을 몰아내려 하나. 같이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지 혼자만 잘 살려 한다면 나중에는 다 무너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하고 하림을 상징하는 공룡 조형물을 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한 후 주변 도로를 행진했다.

한편 민주당 배기운 의원이 대회장을 방문, 국회와 정부의 움직임을 촉구하는 참가자들에게 “국회에서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요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병규 대한한돈협회장과 이강우 전국한우협회장도 대회장을 방문해 지지의 뜻을 밝혔다. 양계협회는 하림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내년 3월경 한돈협회, 한우협회를 포함한 전 축종 관계자들과 함께 더욱 큰 규모의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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