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3만톤 지금 즉시 시장 격리된다

농식품부, 배추 농·소·상·정 유통협약 체결

  • 입력 2013.11.15 13:36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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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는 지난 8일 aT 수급상황실에서 가을배추 수급조절을 위해 농민, 소비자, 유통인, 정부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농·소·상·정 유통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유통협약은 지난달 23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의 후속조치로, 배추 도매가격이 경계단계까지 하락하지 않더라도 배추 공급조절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발표된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에서 농식품부는 위기단계별 수급안정대책에 따라 배추를 공급 조절한다고 밝혔다. 가락시장 배추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경계단계, 심각단계로 위기단계를 설정한 것. 경계단계 진입 시 배추 3만톤에 대해 농가와 농협이 자율 감축하도록 유도하고, 심각단계 진입 시 정부가 직접 배추 8만톤을 시장 격리하는 등 총 11만톤을 공급조절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대책은 위기단계 기준을 도매가격으로 설정해 산지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과 추후 가격이 더 떨어진 후에야 실행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지적됐다. 그래서 농식품부는 도매가격이 경계단계에 해당하는 포기당 895원까지 하락하지 않더라도 일부 물량에 대해 공급조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경계단계에 해당했던 배추 3만톤에 대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추를 자체폐기하거나 출하를 자제하는 등 지금부터 농가와 농협에 자율 감축을 유도하고, 심각단계에 해당했던 8만톤 중 상품성이 있는 물량 대상으로 3만톤을 정부가 시장 격리한다. 그리고 나머지 5만톤은 이전과 같이 심각단계 진입 시 격리된다.

선제적으로 시장 격리되는 3만톤은 즉시 폐기되지 않는다. 일단 정부가 농가에 최저보장가격 10a 당 72만원을 지급하고 배추를 수매해 밭에 보관하는 형태로 남겨둔다. 이 물량은 향후 도매가격 상승 시 시장이나 김치공장 등에 재공급된다. 만약 다음달 20일까지 가격이 상승하지 않거나 더 하락하면 폐기된다. 14일 현재 가락시장 배추 10kg 그물망 경락가는 5,239원으로 소폭 상승 중에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 물량이 폐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종 순천농협 산지유통센터 농산팀 팀장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김장에 들어가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며 가격 상승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평년 수준만큼 가격이 회복되진 않을 것”이라고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남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강경권 해남군 농민회 부회장도 “아직 남부지방 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부회장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시장 격리하는 3만톤이 바로 폐기되지 않고, 가격 상승 시 가격안정을 위해 방출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어쩌겠는가. 정부의 대책은 항상 소비자 중심으로, 가격안정을 목표로 해 왔다. 이번 대책도 생산자에게 큰 도움은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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