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내서면 서원리 밤원마을의 한 감 건조장. 국내 최대 곶감 산지답게 건조장에 줄지어 매달린 감타래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나마 “올해 작황이 안 좋아서” 이 정도다. 200평 크기의 건조장 가득 감타래를 매달 시 약 70만개의 곶감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올 여름 폭염 탓에 감나무에 ‘급성형 둥근무늬낙엽병’이 발병, 작황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작황이 준 탓에 감 말리는 작업도 평년보다 열흘 이상 빨라졌다. 지난 5일 방문한 감 건조장에서도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올해로 10년째 곶감 농사를 짓고 있는 곽재봉(43)씨는 “이번 겨울엔 곶감 수확량이 약 30만개 수준에 머물 것 같다”면서도 “작황이 줄어도 옛 시절 임금님에게 진상했던 곶감의 맛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말했다. 작황이 안 좋은 것 보다 경기 안 좋은 게 더 힘겹다는 곶감 농가. 올 겨울, 온 가족이 모여 곶감 하나 빼어먹는 그 재미 느껴보는 건 어떨까. 곶감은 차고도 넘친다. 응답은 여러분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