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씨가 농업 전파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8월부터 용인에 카페를 열고 지역 농민들과 도시민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만들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그가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을 고민하는 농업계에 “작은 힘이지만 농민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며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인사를 건넸다.
▶카페 ‘호미’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가?
- 아버지 고향이 용인이라 귀소본능에 이끌려 9년 전 이사를 왔다.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농민들, 기다림의 미학을 아는 농민들과 함께 형님아우하며 지내다보니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됐다. 이분들과 함께 할 방법을 찾다가 문화예술인과 교류하는 카페를 시작하게 됐다.
▶순악질 FFM은 어떤 기능을 하는가?
- 도시민들이 직접 농촌을 찾아 농민들이 부르는 가격으로 농산물을 사는 방법을 시도했다. 농민들이 농사도 지으면서 동시에 도시에 직접 농산물을 파는 건 부담된다. 장터에 나갈 시간에 농민은 논밭도 일궈야 한다. 그러니 사람을 써야하고 결국 손에 남은 건 얼마 없게 된다.
대신 농민들은 자연을 살리는 농사에 노력한다. 못생긴(?) 농산물을 갖다놔도 농민들이 ‘가지는 원래 꼬부라지는 겁니다’, ‘배의 검은 부분은 햇빛에 노출돼서 그런 겁니다. 하지만 약품처리를 하지 않은 배입니다’라고 설명하면 사람들이 산다. 이런 과정도 문화운동이다. 그래서 앞으로 농민들이 만드는 강의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는가?
- 용인은 촌이지만 도시와 인접한 지역이다. 서울에 직장이 있거나 자기 직업이 있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젊은 분들이 와서 이곳의 자연과 좋은 공기와 물을 빨리 접하는 게 좋다. 결심이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생계수단으로 농사를 짓겠다는 포부를 가졌다면 신중해야 한다. 처음엔 텃밭 10평만 해도 벅차다. 호미에 농사체험 신청한 분들 중에 한분은 고구마를 캐다가 ‘귀농을 할까했는데 접어야 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나도 고추, 땅콩, 가지, 고구마 다 해본 가락이 있어 시작했는데 처치곤란이다.
▶농업을 위기에서 건질 대안으로 무엇을 생각하는가?
- 몇몇 분들은 생산비도 나오지 않으니 농토를 갈아엎고 공장부지가 되길 기대하기도 한다. 농사를 안 짓거나 폐자재를 집어넣고 쓸모없는 토지로 만들어 공장부지로 팔려는 거다.
어려운 농업에 돌파구가 있어야 하는데 문화의 힘을 사용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먹거리 하나로 사람을 모으긴 어렵다. 문화적 요소로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이외수 선생님도 그런 생각으로 강원 화천으로 가셨고 전유성 선배님도 경북 청도에서 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유성 선배님의 개나소나 콘서트를 보러 한해에 3만명이 청도군을 다녀갔다. 이런 움직임을 점차 확산해야 한다.
<홍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