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 신임 농협중앙회장에게 바란다

  • 입력 2008.01.13 22:19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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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 사설]
제4대 민선회장으로 당선된 최원병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구랍 28일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의 업무에 들어갔다. 우리는 최 회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과감한 농협개혁을 통해 국민과 농민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그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그동안의 농협은, 특히 농협중앙회는 농민조합원과 지역농협을 위해 봉사하기 보다 군림했으며, 중앙회 임직원 바로 그들만의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농협법 5조(최대봉사의 원칙)에 따르면, 조합과 중앙회는 그 업무에 있어서 조합원 또는 회원을 위해 최대로 봉사해야 하며, 조합과 중앙회는 영리 또는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농협법 제6조(중앙회의 책무)에서 중앙회는 회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여야 하며, 중앙회는 회원의 사업과 직접 경합되는 사업을 행함으로써 회원의 사업을 위축시켜서는 안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앙회는 지금까지 신용사업에만 매달려 임직원들의 배만 불려왔으며, 회원조합과 경합하는 사업을 확대하면서 회원조합의 강력한 비판을 사 왔다. 그동안의 개방농정으로 농업과 농촌은 벼랑 끝에 몰려 존립 기반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는데도, 중앙회는 ‘나몰라라’ 였다.

심지어 농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한미FTA에 찬성하는 입장에 서면서 농민들의 강력한 분노를 사기까지 했다. 대정부 농정활동을 통해서 한미FT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도 시원치 않을 판에. 이 과정에서 정대근 회장이 구속됨으로써 민선 중앙회장 모두가 사법 처리되는 오점을 남겼다.

이번에 취임한 최 당선자는 그 첫 일성으로 농협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선거기간에 ‘회원농협유통사업발전기금 5조원 조성’, ‘중앙회 슬림화와 자회사 운영 대혁신’, ‘이사회 기능 정상화’, ‘조합장 중심의 농협개혁위원회 설치’, ‘회원농협 종합지원본부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한마디로 회원농협이 중심이 된 중앙회 개혁을 약속한 것이다.

최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중앙회의 인력과 조직 및 지배구조를 회원농협의 바램이 반영될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협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지고 개혁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며 “농업인의 기대와 신뢰를 잃으면 농협은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이 같은 최 회장의 공약과 발언들이 농협이 안고 있는 현실과 문제점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당연히 선거과정에서 최 신임 회장의 내건 공약은 반드시 지켜지리라 기대한다.

특히 공약 중에는 조합장 중심의 농협개혁위원회 설치나, 중앙회 슬림화와 자회사 운영 대혁신 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이같은 작업이 장차 있을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를 앞당길 수 있는 절차라고 볼 때 이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그러나 이러한 농협개혁도 그 도달점이 진정 농민 조합원이 주인 되는 농협으로 바꾸는 것이 되지 않고는 ‘백년하청’이다. 농협이 제대로만 개혁되어도 이 나라 농업문제의 절반은 해결된다고 하지 않은가. 최 신임 회장은 따라서 2백40만 농협 조합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농협개혁에 나서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민선 1∼3기 회장들이 비리 혐의로 모두 사법 처리된 선례를 교훈 삼아 농민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농협중앙회 조직에 대한 대수술 공약들을 착실히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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