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RPC, 쌀값 하락 헛소문 유포 중단하라”

긴 장마와 폭염, 벼멸구로 작황 나쁜데도 풍작 소문 유포

  • 입력 2013.10.11 18:49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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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철 농민들의 표정이 울상이다. 쌀 수확량이 예년보다 좋지 않은데 농협 RPC를 중심으로 풍작이라는 소문이 돌기 때문. 소문의 배후엔 수매가 하락을 노린 정부와 농협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이하 쌀전업농)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쌀 수확량이 많을 것이란 잘못된 소문이 퍼지고 있다”면서 “일부 RPC 주도로 수매가를 하락시키려는 수작”이라고 주장했다. 쌀전업농은 “이런 RPC가 적발되면 수매거부를 비롯한 물리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해당 RPC의 출하쌀 및 브랜드를 연중 감시해 불법적 행위에 대한 고발조치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쌀전업농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RPC 경영평가란 이유로 원료곡 저가매입 유도를 중지하고 해당 평가항목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농식품부의 압박으로 RPC가 쌀값 하락에 앞장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도 10일 “농협이 선지급금을 4만5,000원(40㎏, 조곡)에 정했는데 이 가격은 정부 공공비축미 선지급금보다 1만원이나 낮은 가격”이라며 “낮은 가격을 결정하게 된 것은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의 협박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농협RPC에 시중가격의 8~90% 선에서 지급하란 지침을 내렸고 이를 어기면 무이자 수매자금 배분에 불이익을 주려 한다”고 성토했다.

농민들은 긴 장마와 폭염 그리고 벼멸구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임인성 쌀전업농 경기도연합회 회장은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20%는 줄었다”고 말했다. 올해 비가 많이 오고 일조량도 감소했다는 게 임 회장의 설명이다. 임 회장은 “이어 폭염이 지속돼 벼가 생장을 멈춘 것도 올해 작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정일 쌀전업농 파주시연합회 회장도 “수확량이 지난해 대비 20%는 줄었다”라며 “수매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쌀값이 내려간다는 소문이 지역에서 돌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이종한 쌀전업농 평택시연합회 회장은 “지난 2011년 정부가 여름에 재고미를 풀어 쌀값이 폭락한 적이 있다. RPC가 이와 같은 현상을 염려해 수매를 주저하는 측면도 있다”며 “여름철 폭락을 대비한 계절직불금 등 정부의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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