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한가위를 기원하며

  • 입력 2013.09.16 01:48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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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가위를 맞는다. 유난했던 장마와 폭염을 뒤로하고 풍요로운 결실기를 맞는 것이다. 한가위 명절만큼 농산물의 성수기도 없을 것이다.

한껏 기대에 부푼 농민들이 한가위 특수를 소망했으나 현실은 막막하다. 수입과일, 수입고기들이 특판을 해대니 우리과일, 우리고기는 설자리를 잃었다. 게다가 폭염과 장마 탓인지 품질이 떨어지는 과일은 제대로 수확도 못하고 추석 이후에 대한 부담만 커져가고 있다.

그렇게 농민들의 가을은 풍요롭지만은 않은게 현실이다. 얼마나 몇 가마니나 거둘가를 두고 밤마다 뒤척이며 꾸던 꿈이 백일몽이 될까 겁이 난다. 이런 판에 정부는 농민들에게 한가위 선물이라도 주듯 쌀시장 문제에 대해 정부의 입장이라며 전면개방을 흘리고 있다. 그

게 정부의 최선의 정책이고 국민을 위한 결정이란다. 수천년 이 땅의 먹을거리를 만들어낸건 농부들이다. 주리며 학대받고 천대받은 농부들이 농민이라는 계급적 각성으로 삶의 주체로 그리고 생산의 주인공으로 떨쳐 일어선지 반세기가 넘었다.

우리 스스로 우리 권리와 희망을 움켜쥐고 흔들리는 농업농촌을 지켜나가야 하는 마당에 정부의 정책 발표도 아닌 물타기방식의 쌀수입 전면개방 의사표현은 농민들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정부의 폭거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보라! 저 봄부터 양파가격 폭락에 이어서 마늘, 고추의 폭락은 농민들을 인내의 한계로 내몰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과다하게 수입된 농산물 탓이다. 한우는 물론 돼지를 기르는 양축농민들은 이제 그만두어야지 하는 자포자기에 정부가 주겠다는 페업보상이나마 받아보려고 정부정책에 항의마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울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울라고 뺨때리는 것인지 쌀 전면개방을 흘리는 정부는 도대체 누구의 정부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가위를 맞는 민심이 사납고 물가에 대한 원성이 크다. 그런데 물가의 주범이 농산물인 게 마땅찮다. 쌀 일인당 연소비량은 70kg이다. 쌀 80kg한가마당 17만 900원이다. 국민 일인당 채 한가마를 못 먹고 있다. 그런데 개인당 통신비는 약 60만 원 정도이다. 무엇이 물가의 주범인가.

적어도 몇 개월부터 일 년을 뼈빠지게 땀흘려지은 농사가 생산비를 밑도는 상황에서 죽지못해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물가의 주범이 농산물이니 가격통제를 위해 수입해야 한다는 논리는 농민들로서는 납득이 안가는 말이다.

가계비용을 보면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13.6%라고 한다. 이중에는 커피 같은 음료도 포함돼서 그런 것을 제외하면 10%이하로 떨어진다. 가계전체 소득 중 먹고사는 것의 비중이 10%가 넘지 않는데 정부의 물가정책은 농산물 가격통제로 일관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농업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이미 70년대 남덕우에 의해 전체 국민 중 농민비중을 6~7%로 축소해야한다며 정책을 폈다. 이후 80년대 개방농정시대를 맞으며 산업화 세력은 농업무용론을 주창하고 나섰다. 정부와 산업화세력의 협력은 결국 자본의 농업참여로 꾸준히 농민의 목을 조이고 있는 것이다.

결과는 뻔하다. 농업축소와 농촌의 몰락 그리고 농민의 죽음뿐이다.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생산의 주인공답게 농업회생을 위해 우리의 생존을 위해 싸울 것인가. 이미 쌀전업농은 정부의 쌀개방과 관련해 한판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회장으로부터 주요 간부들이 삭발로 다짐하고 쌀 전면개방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방법은 있다. 모든 농민들이 단결해야한다. 농업에도 양극화로 단결이 어렵기는 하나 이는 정부의 전략이다. 그렇게 해야 농민의 단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도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은 단체는 따돌리기 일쑤인 정부를 제대로 보아야 한다.

농민들의 단결과 하나된 행동으로 정책을 되돌리기 어렵다면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한다. 미국의 오바마가 시리아를 공격하려다 국민들의 반전여론에 막혀 정책후퇴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우리에게 반면교사다.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있음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한가위를 맞아 가족과 함께 성묘하며 귀향가족부터 농업회생에 대해 알려야 한다. 우리농업은 우리민족을 살리는 가장 근원적인 모태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농업회생을 외치자. 희망찬 한가위를 만들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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