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民主) 없이 민생(民生) 없다

  • 입력 2013.09.16 01:37
  • 기자명 이대종 전국농민회 총연맹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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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역사상 그 어떤 독재자나 독재정권이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평안하게 보살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시간을 거슬러 왕조시대를 들여다본들 다르지 않다.

‘임금은 폭정을 펼쳤으나 백성들은 등따시게 살았다’이런 사례가 있을까? ‘폭군치하 태평성대’란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오늘날 우리의 형편은 어떠한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국정원 발 내란음모 사건이 터져 나왔다. 이는 위기에 처한 국정원의 상황반전극임과 동시에 역사를 거스르는 유신독재 부활음모임에 틀림없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민주냐 독재냐’ 하는 준엄한 물음 앞에 서게 되었다. 이처럼 서슬 퍼런 공안정국을 조성해놓고 새누리당은 돌연 ‘민생’을 부르짖고 있다. 정쟁을 멈추고 국민들 살림살이를 보살피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얄팍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 새누리당이 민생을 거론할 자격이나 있는가? 새누리당은 오직 1% 재벌과 부자들의 정당이며,우리 민족의 이익보다는 미국의 이익에 더욱 충실한 정치집단일 따름이다.

비근한 예로 한미 FTA를 날치기 하고, 한중 FTA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근본 목적은 미국과 재벌의 이익을 옹호, 관철하자는 것이지 ‘민생’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다. 새누리당의 민생타령은 ‘민주냐 독재냐’ 하는 첨예한 대치상황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유신독재 부활을 꿈꾸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음모를 철저히 분쇄하지 않고 민생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헛꿈에 불과하다.

 ‘민주 없이 민생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잊어서는 안된다. 정기국회가 열리고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농민대회를 개최하여 ‘농업회생을 위한 정기국회 10대 요구안’을 정치권에 제출했다.

전농이 제출한 10대 요구안에는 감자, 양파, 마늘, 고추 등 농산물값 폭락사태를 근본에서 해결할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와 ‘쌀 목표가격 23만원 인상’ ‘한중 FTA 중단’ 등을 비롯한 농업, 농민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해결하거나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핵심 과제들이 망라되어 있다.

전국의 농민들이 10대 요구안에 대한 정치권의 답변과 성실한 실행의지를 묻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동의와 서명을 구하고, 지방의회와 지자체가 결의안과 대정부 건의안을 통해 농민과 함께 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대대적인 추석 선전전도 계획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은 농민들이 제시하고 있는 ‘10대 요구안’ 관철을 위해 팔다리를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더불어 우리는 현 시점에서 박근혜 정권의 유신독재 부활음모를 철저히 분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생정치를 실현할 유일한 활로이며 최우선의 과제임을 분명히 한다.

농민들의 10대 요구안 관철을 위한 노력과 투쟁이 허위에 가득 찬 새누리당의 민생타령과는 근본을 달리하고 있음을 똑똑히 보아야 한다. 한바탕 회오리가 가라앉고 국정원 발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내란음모 조작사건은 국정원의 막장 드라마로 끝나게 될 것이며, 막장 드라마의 한결같은 결말은 권선징악과 사필귀정”이라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성명을 통해 예견한 그대로이다.

국정원을 앞세운 박근혜 정권의 공작정치가 촛불을 일거에 잠재우고 정국의 주도권을 거머쥔 듯 보였지만 촛불은 건재할 뿐만 아니라 더욱 큰 힘으로 뭉쳐 국정원의 공작정치를 제압해 들어가고 있다.

진실의 힘은 위대하다. 진실을 믿고 싸우는 우리 농민들의 힘도 위대하다. 농민들은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횃불과도 같은 촛불을 피워 올리고 있다. 불의한 정권은 결코 국민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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