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활동 수기] 딸림상
농활 전후의 달라진 나

  • 입력 2013.09.06 13:19
  • 기자명 박준영 부산대학교 전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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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오면서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농활이었다. 왜 그렇게 농활이 가고 싶었냐 하면 나는 도시보다는 자연을 선호하기 때문에 농촌에서 일하며 친구들과 합숙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이유는 학기 중이나 도시에서는 어르신들과 말 할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없어서 방학기간을 통해 농활에 가서 어르신들과 함께 일하면서 소통하고 싶었다.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들음으로써 세상을 보는 안목을 좀 더 기르고, 나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생각으로 농활을 가게 됐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농활을 시작했고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나는 좀 변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 농활기간 중 필자와 농활대원들.

첫 번째로 세상일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줄 아는 힘이 생겼다고 느꼈다. 농활기간 중에 진주의료원에 관한 집회가 있었고 교양시간에 역시 진주의료원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학기 중에 그냥 뉴스에서 ‘아 저렇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교양시간을 통해 한 번 정확한 설명을 듣고 실제로 집회에 다녀오면서 ‘아. 저렇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넘길게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진주의료원과 직접연관 되지 않아서 몰랐지만 실제로 진주의료원과 연관된 사람들에게는 진주의료원 철폐가 얼마나 큰 타격이 될지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끔찍한 것 이상이었다. 그래서 농활을 다녀오고 나서 실제로 진주의료원이 폐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서명운동을 했다.

또 내가 다르게 변한 점은 농활기간에 어르신들과 대화를 통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건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면서 돌아와서는 좀 더 적극적인 학생으로 변한 것 같다. 농활 마지막 전 날 어르신들과 함께 술 한잔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한 어르신께서 요즘 대학생들은 너무 적극성이 없다고 하셨다.

실제로 어르신들께서는 옛날에 대학을 다니실 때 자기 일이든 자신의 일이 아니든 연관만 있으면 적극적으로 많은 활동에 참여하셨다고 하셨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면 아예 관심을 갖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이 크다고 하셨다. 어르신 말씀을 듣고 밖에 나와 많은 별을 보면서 생각했는데 다른 아이들도 그렇지만 나 또한 조금 나의 일이 아닌 것에는 무관심했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돌아와서는 꼭 내 일이 아니더라도 나와 관련된 사람의 일이면 머뭇거리지 않고 참여하고 또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좀 더 청춘을 느낄 수 있도록 지내게 변한 것 같다. 하지만 어르신들께서는 홀로 혹은 소수의 인원으로 하신다고 생각 하니 정말 힘드실 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농활을 다녀온 후 농민분들의 땀 한방울 한방울이 배어 있는 우리 농산물을 좀 더 애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랑 장을 보러 갔을 때도 “엄마 이왕이면 국산으로 사자” 이러니 “농활 갔다 오더니 우리아들이 국산 농산물에 대한 애착이 많아졌네” 이러시면서 좋아하셨다.

그런 소릴 들으니 나 또한 나 자신에게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7박 8일이라는 길수도 있지만 농민과 연대하기에는 짧을 수도 있는 농활이었다. 7박8일 동안 엄격했던 규율도 지켜야했고 일찍 일어나서 해보지 못한 농사일 하느라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농민분들과 연대를 통해서 달라진 나의 모습과 변화된 나를 보고 주위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정말 가기 잘했구나, 내가 원했던 만큼 나를 조금은 변화 시킨것 같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 정말 뿌듯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나처럼 농활을 다녀오면서 조금은 변화하고 사소한 것이라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내년에 군대를 가는 시기가 늦춰진다면 나를 좀 더 변화시켜 보고 싶다. 〈박준영 부산대학교 전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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