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참다래사업단 특혜 의혹 확산

“수입농산물 업체 지원 안된다”…논란 커지자 시의회 지원안 부결

  • 입력 2013.08.10 02:09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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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수입업체에 지방자치단체가 특혜를 준다는 의혹이 확산돼 논란이다. 키위를 수입하는 특정업체에 농업예산으로 편성된 국비와 시비지원이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논란에 해당업체는 스스로 예산지원신청을 철회하는 등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전라북도 익산시에 자리한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 영농조합법인(이하 참다래사업단)은 GAP인증을 받기 위한 위생시설 보완명목으로 국고보조(9,000만원)와 지방비(6,000만원) 지원을 신청했다. 이에 지역 농민들을 중심으로 농산물수입업체 지원에 대한 반발이 빗발치자 같은해 9월 익산시의회는 참다래사업단에 대한 예산지원안을 부결시켰다.

하지만 익산시(시장 이한수)가 참다래사업단 예산지원을 지난 6월 추경예산에 편성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난달 추경예산에 편성된 지원안 역시 시의회 예결위원회에서 부결됐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 참다래사업단은 지난 2009년 익산시 함라면에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할 때에도 국고보조와 지방비 지원을 받았다.

이경애 정의당 익산시의원은 “시에선 참다래사업단이 자부담 능력이 있다고 추경편성 이유를 설명했다”면서 “참다래사업단만 자부담 능력이 있느냐”고 시의 추경편성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기계를 들이면 GAP인증을 받기 쉽다. 결국 농산물수입업체가 GAP인증을 받는데 유리하도록 예산지원을 편성했던 것”이라며 “농업보조지원은 당장 목이 타들어가는 농민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참다래사업단은 지난 2009년 익산시 함라면에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할 때에도 국고보조와 지방비 지원을 받았다. 총 28억여원이 투입된 센터건립엔 국비가 11억여원, 도비와 시비가 각각 4억여원씩 지원됐다. 참다래사업단의 자부담 비용은 8억5,000만원에 그쳤다.

권력과 참다래사업단의 유착이 있었기에 이 같은 지원이 가능했다는 게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참다래사업단 익산지소를 설립한 지 채 반년도 안 돼 대규모 지원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사실상 참다래사업단은 토지매입비용만 들이고 센터를 지은 것”이라며 “그 뒤에도 지역브랜드인 ‘탑마루’ 포장재 사업과 관련해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익산시농민회(회장 서동선) 역시 참다래사업단에 대한 각종 지원이 지역 농민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추진되고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웅의 익산시농민회 사무국장은 “지난해에 익산시농업기술센터와 농업예산에 대해 같이 분석하고 제대로 농업예산을 집행하는 안을 공유했는데 GAP위생시설 보완사업은 통보만 받았을 뿐 사전협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앞으로 참다래사업단이 익산지역에서 생산된 고구마 유통에 나서겠다는데 익산원협에서 충분히 소화해 왔다”며 “참다래사업단이 고구마 유통에 뛰어들면 고구마보다 고구마 유통업체가 더 많아질 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익산시농민회는 참다래사업단이 수입농산물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농업예산 지원을 저지할 계획이다.
참다래사업단은 지원안이 부결되자 예산지원신청을 철회하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익산시는 이미 들어선 참다래사업단의 유통센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곽동일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농산유통과 계장은 “고구마뿐 아니라 파프리카, 오이, 방울토마토 등 다양한 작목의 판로 확보를 위해선 유통과 관련해 많은 경험을 쌓은 업체와의 연계가 있어야 한다”라며 “당분간은 지역정서상 어렵겠지만 참다래사업단의 유통센터시설을 활용한 판로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참다래사업단 익산지소 인근의 지역농민들은 참다래사업단이 지역 농산물 유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의 설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노봉씨(함라면 신등리, 59세)는 “참다래사업단은 타지역에서 생산한 고구마를 실어와 이 곳에서 포장만 할 뿐”이라며 “이 지역에선 고구마와 고추 농사를 많이 짓는데 참다래사업단에 들어가는 고구마를 찾기 힘들며 고추는 아예 없다”고 전했다.

▲ 전윤기씨는 “참다래사업단이 지난해 5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전체 수확의 반절 밖엔 팔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참다래사업단과 방울토마토 유통계약을 맺었었던 전윤기씨(함라면 신등리, 65세)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당해 피해가 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씨는 “비닐하우스 6동(약 6600㎡)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데 참다래사업단이 지난해 5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전체 수확의 반절밖엔 팔지 못했다”며 “일방적인 계약해지로 3천만원 정도 손해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정태진 참다래사업단 운영지원본부장은 “작황이 안 좋아 농가에서 안정적인 유통이 될만큼 물량이 나오지 않아 오히려 우리가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익산지역 주민 7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했으며 인근지역 고구마 농가 6곳과도 유통계약을 맺었다”며 “앞으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사업을 찾아 시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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