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농이 지구를 식힌다!

  • 입력 2013.07.12 17:31
  • 기자명 한경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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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재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농업 재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농어업재해보상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

여름이다. 지난 해에 이어 올 해도 한파, 폭염, 태풍으로 농작물에 피해가 일어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전국적으로 폭염 경보가 있다는 소식에 작년처럼 뙤약볕에 나가 일을 하다가 혹여 사고가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바로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한 달에 내리는 양보다도 더 많은 비가 하루 2시간 만에 쏟아지는 바람에 온 도시가 물바다로 변했다고 한다. 지난 9일 일본에서는 폭염으로 하루만에 4명의 사망자가 생겼다고 한다. 6월 말에는 인도 북부 히말라야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560여명이 사망하고 실종자도 수천 명에  달한다는 소식이다.

유럽 지역에서는 봄에 우기가 오는 바람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전 세계적 이상 기후의 징후가 발견된 것은 오래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이상 기후 소식으로 농업에 미치는 피해는 갈수록 커지기만 한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 평균기온이 0.7도 상승했지만, 우리나라는 1.5도가 상승해 세계평균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2099년에는 한반도의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6도 높아지고, 강수량은 20.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상기후는 곧 농업의 피해와 직결된다. 올 해 초 이상 저온 현상으로 이제 수확을 앞둔 작물 수확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지난 해 세 번에 이은 태풍으로 벌어진 백수피해로 인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문제는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피해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데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금 현재 시행 중인 농작물재해보험이 현실성이 낮다는 제기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9일 농림축산식품부 이동필 장관은 “농업재해보험과 관련해 가입대상 품목 확대와 피해산정시간 단축 등을 위한 전문기구(농업재해보험공단)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 농민에게 희소식이 될런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구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피해 조사에서부터 현실적으로 농작물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농어업재해대책법도 문제다. 한정된 품목과 일부 재해에 대해서만 보전이 이루어지는 것도 문제거니와 재해로 인한 농업에 일으키는 피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벌어지는 농업 재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농어업재해보상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우리 농민에게는 자연 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일어난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농사지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피해조사는 신속하게, 피해 보상은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의 먹거리 생산이 멈춘다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폭염에 태풍, 이어지는 이상 기후로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현장의 농민들은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는 작물들을 보며 애를 태운다. 이상 기후가 벌어지는 것은 분명한 원인이 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그리고 온실가스를 무차별적으로 배출하는 선진국과 우리나라 정부까지.

농민들은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동시에 농업의 다원적이고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다원적 기능 안에는 환경을 보전하는 역할을 포함한다. 그렇다면 공익적 기능과 연관된 농업과 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은 현재 벌어지는 이상 기후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국제 농민 단체인 비아 캄페시나에서는 “소농이 지구를 식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를 식히는 소농이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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