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공장’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 입력 2013.06.14 10:08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첨단 과학기술이면 무엇이든 최선이라는 환상을 깨야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식물공장이다. TV에 소개된 식물공장은 건물 안에 고효율 광원이라는 LED조명을 받으며 최첨단 환경제어 시스템에 의해서 채소가 자라고 있다.

농약도 쓰지 않고 필요한 영양소와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최고의 농산물이 생산된다고 한다. 과연 식물공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친환경적인 최고의 농산물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 단지 환상이 만들어낸 착각일 따름이다. 작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대과학이 밝혀낸 수십 가지의 요소에 의한 것만이 아니다. 작물은 토양에서 수천수만 가지의 성분과 미생물의 작용 그리고 대기와 햇볕 등 과학이 발견하지 못한 수많은 요인에 의해 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위적인 환경을 조성해 농산물을 생산한다고 해도 그 작물 본연의 맛과 영양을 다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채소와 노지에서 재배한 채소가 맛과 향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데, 공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자연에서 재배된 농산물보다 더 좋은 농산물이라 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연구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던 식물공장 사업이 이제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농업기술이 연구되고 개발돼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한 연구 개발을 넘어 한 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식물공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 자명하다. 공장에서 인공조명을 받고 자란 채소와 땅에서 햇볕을 받고 자란 채소 중 어느 것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인가?

또 식물공장은 시설투자비가 막대하고 운영비용도 많이 든다. 상추 재배의 경우 비닐하우스 보다 14배나 생산비가 많이 든다.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이 차이를 획기적으로 좁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지구환경 보호라는 전 세계적 흐름에도 식물공장은 역행할 뿐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식물공장 사업이 식량위기의 대안으로, 창조경제의 사례로 추진되고 있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즉시 중단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