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유리온실, 공익 목적으로 활용 해야”

[인터뷰]이상식 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가톨릭농민회 회장)

  • 입력 2013.06.06 23:41
  • 기자명 김명래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부팜화옹이 지난 3월 유리온실 사업을 포기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어 농민단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활용방안에 대해 농식품부는 원칙에 따라 수출형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은 국민주 형태로 인수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대기업-동부그룹 농업생산 진출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토마토를 생산하는 사업주체가 생기면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기 때문에 기업농 육성정책이 아닌 공익적 목적으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공대위 공동대표인 이상식 가톨릭농민회 회장을 만나 기업의 농업진출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기업-동부그룹 농업생산 진출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난 3월 26일 전농, 가농, 전여농, 환농연, 친농연을 중심으로 한 농민단체가 모여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처음에는 화성의 유리온실 토마토 생산을 막기 위한 대책위를 구성했지만, 새만금 간척지나 영산강 간척지에도 유리온실이 건립되는 등 대기업의 농업진출이 확인되면서 공대위의 역할이 확대됐다.

대기업의 농업진출은 단순하게 ‘대기업이 농업에 관여하는 것’이 아닌 ‘농민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규모화를 앞세워 농업에 뛰어들면 고령화·소농 중심의 우리나라 농업기반 자체가 흔들릴 것이다. 이것을 막기 위해 공대위가 구성됐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벌여왔나.

공대위에 소속된 농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동부제품 불매를 하고, 지난달 6일 농민대회를 했다. 또한, 대기업 농업진출 저지를 위한 국회의원 서명과 지방의회의 정부 건의안을 독려하는 등 농민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대기업 농업 진출 반대 목소리를 여러 통로를 통해 표명했다. 최근에는 춘천지역에서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중앙에서 활동하는 농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가 공대위에 빠져 있다. 의견 차이가 있나.

큰 틀에서는 함께하고 있다. 줄기가 다른 것이다. 농민들의 생존권이 달려 있기 때문에 중앙에서의 결합은 어렵지만, 지역에서는 함께 하고 있다.

지난 토론회에서도 한농연을 화성의 유리온실을 국민주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 등 이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 약간의 생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민주 방식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농산물이 생산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농민간의 갈등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공대위는 그 방법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동부팜화옹이 유리온실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사업중단 이후에도 공대위에서 동부제품 불매와 대기업 농업진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화옹지구의 유리온실 사업만 중단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동부가 새만금 지역에 330ha의 유리온실단지를 계획하고 있고, 초록마을, 농산, 한화, 케이티엔지 등 대기업들이 농업생산에 뛰어들려고 하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에 동부팜화옹이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매 운동을 접으면 안 된다.

화옹의 유리온실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대기업 농업생산 진출에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입장이고, 우리들은 이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는 이상 우리가 거둘 수 없다.

화성 유리온실의 활용방법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왔다. 공대위에서는 10.5ha의 대규모 유리온실의 활용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교육기관에서 인수해 교육적 가치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후배 농업·농민 양성을 위해 농수산대학, 농업계 고등학생들의 교육적인 목적을 위한 실습장이나 육묘장, 도시민들을 위한 텃밭이나 체험학습장을 조성할 수도 있다.

비록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기업들의 직접 생산이 아닌 농업에 대한 실습·연구·체험 등 공익적 가치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명래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