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발리 국제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다녀와서

전정란 전국농민회총연맹 선전국장

  • 입력 2007.12.23 20:51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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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농업, 농민에게

▲ 전정란 전농 선전국장
환경파괴, 기후변화로 지구는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니 몸살정도가 아니라 지구의 사망시간을 알리는 시계가 작동할 만큼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환경과 농업〉, 〈기후변화와 농업〉, 〈지구온난화와 농업〉 등 우리의 농업과 직결된 환경-토지, 물, 기후-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공동의 실천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월 3일부터 2주일 가량 13차 국제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진행되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되었다. 2백여국 정부대표를 비롯해 과학자, 국제기구, NGO활동가, 기업인 등 1만여명이 참가했는데, 전농과 전여농도 농민을 대표해 이곳에 참가했다.

사실 기후변화협약에 참석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비아캄페시나 차원에서 진행되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농민에게! 지구를 시원하게!’라는 주제의 각종 토론회와 현장견학, 기자회견, 집회 등에 참가해 세계 농민들과의 공동실천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환경파괴 최대피해자는 농민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CO2)로 지구복사열이 증가해서 남북해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고,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서 결국 기후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우리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만들었고, 또 예전에 볼 수 없던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이 되었다.

특히 기후변화협약이 진행되는 인도네시아는 수 십 개의 작은 섬들이 물에 잠겨 삶의 터전을 잃는 등 심각한 상화에 봉착해 있었다.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과거 이산화탄소를 무한정 배출했던 나라들이다. 현재의 선전국들이 뿜어댄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를 초래했고, 개발도상국들은 선전국들의 뒤를 이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나라의 대표들이 모여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의무화한다고 한다는 얘기로 회의장 주변은 시끌벅적하지만 정작 그 피해자인 농민, 어민, 여성들에 대한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선전국들은 ‘깨끗한 기술이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 제3세계에 에너지 프로그램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3세계는 선전국의 원조를 받기 위해 결국은 환경파괴에 앞장서고 그 나라의 국민들은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의 경우, 선진국에서 한창 개발 중인 식물기름(Farm-Oil)의 원료인 옥수수, 콩을 경작하기 위해 밀림을 없애고 대규모 플랜테이션을 경작하고 있다. 오히려 밀림을 파괴하고 그곳의 원주민들을 내쫓고 있는 실정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농약을 살포하여 원래의 종자들은 사라지고, 종자의 다양성까지 파괴되었다.

기후변화 아닌 기후정의 실현을

농민들의 농지가 사라지고, 고유한 종자가 파괴되고, 삶의 터전을 잃고 농민들이 지역을 떠남으로써 각 나라의 문화마저 없어졌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선진국들의 무분별한 자연개발과 자원독점을 향한 침략과 약탈이 그 원흉이다.

자원의 약탈과 독점을 향한 제국주의적 속성을 가리기 위해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한다고 하면서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제3세계 민중들의 고혈을 짜내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책이 아니라 초국적 자본의 야욕으로 파괴된 지구를 죽음직전에서 회생시키는 유일한 길은 결국 지속가능한 농업을 농민들에게 되돌릴 때만이 가능하다.

기후정의(Climate Justice)는 바로 원주민, 농민, 여성, 어린이들에게 권리를 되돌려주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지구는 다시 숨을 쉬며 우리들과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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