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20년, 농민운동의 희망 찾기

  • 입력 2013.04.19 10:50
  • 기자명 허 헌 중 (주)우리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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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전농20년사」가 완성되어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동지들의 품에 안긴다. 수많은 분들 덕분일 것이다.

특히 故 정광훈 편찬위원장, 발간을 끝내 성사시킨 곡성의 박웅두, 편찬위원회 사무국장 충북의 박훈식, 영천의 이중기, 진주의 천병한 동지들이 생각난다.

▲ 허헌중 (주)우리밀 대표
1990년 4월 24일 서울 건국대 학생회관에서 100여 시군 300여 대의원들이 단일대오 전국농민회총연맹을 창립했다.

새로운 20년, 농민운동의 희망 찾기를 위한 원점을 창립선언문에서 찾아본다.

“일백년 농민운동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오늘의 뜻 깊고 힘찬 전농의 출발은 분명 이 땅의 모든 농민에게 가슴 벅찬 희망의 내일을 가져다 줄 것이다.…지난 88년의 연인원 20만명 이상 동원된 고추·수세투쟁이라 불리운 농민대투쟁과 그 결집점인 지난해의 2.13여의도 농민대회와 쌀값투쟁을 통하여 농민운동의 자주대중성과 투쟁성 그리고 통일성을 이루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농민대중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자발적인 농민의 참여 속에 전체 농민의 이익을 위해 모든 사업을 실천함으로써 농민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생동하는 조직으로 발전할 것이다. 아울러 생산과 판매의 협동을 통하여 농민의 단결과 이익을 도모할 것이다.…농민의 풍요롭고 인간다운 삶과 이 나라의 민주화와 평등한 사회건설을 위해 전농으로 우리의 모든 힘을 모으자!”

지난 2010년 9월 3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전농은 2천여 동지들이 참여한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농민선언문’을 채택했다. 새로운 20년, 농민운동의 희망 찾기를 위한 원점을 찾아본다.

‘농업·농촌의 온전한 주인이 되기 위한 대안 수립과 적극적 실천의 부재는 전농이 농민대중과 국민 속에 굳건히 자리 잡아 농업·농촌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조직으로 바로서지 못하고 정체되는 핵심원인’임을 진단하고, ‘식량주권을 온전히 실현시키기 위한 희망의 대안을 제시하여 300만 농민의 힘을 결집시키고 농업·농촌을 회생시켜야 하는 역사적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새로운 20년, 희망의 농민운동을 개척하기 위해 ‘농업의 다원적 기능 확대와 통일농업이 담보되는 식량주권 실현에 조직적 힘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구체적 과제로는 △무분별한 수입개방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농지 등 생산수단의 농민적 소유화 또는 국가 관리 아래 농민의 저렴한 활용 보장 △여성농민의 권리보장 실현 △가공·유통 등에 농민의 자유로운 참여 보장을 위한 농민적 가공·유통체계로 개편 △농민을 위한 농협개혁 완수 △남북공동식량계획 및 공동농업정책 추진 △환경정책과 농업정책의 연계로 농민 생산활동 지원 확대 등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생활·생산·투쟁의 공동체를 만들고 지역농업과 지역정치의 주인으로 나서는 농민대중조직으로 거듭날 것’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앙집중형 수직적 조직체계를 지역조직과 작목조직이 연계되는 광범위한 농민대중조직으로 전농을 재조직화해 나갈 것’ 등의 조직혁신전략을 채택했다. 이를 토대로 간부 역량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실천, 전 회원의 조직교육사업 전면 추진, 지역에서부터의 농민단결에 의한 강위력한 전국단일 농민연대체 건설 등을 도모했다. 또한 진보정당의 강화발전 노력은 물론, 진보진영 대단결과 폭넓은 연대, 지역에서부터의 부문·계층·시민단체의 연대·연합 강화에 주도적 역할을 하여 농업·농촌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정치적 승리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식량주권 실현과 농업의 다원적 가치 보전은 국민들의 참여와 지지 없이 어렵다고 인식하고 식량주권의 헌법 명시와 실현방도의 정책화를 위한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사회협약’에 국민적 힘을 결집할 것을 결의한다.

전농이 어렵다고들 한다. 이루다 말로 할 수 없이 악조건 속에서도 고투하는 동지들의 불굴의 의지가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가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언제는 어렵지 않았던가. 한번이라도 쉽게 활동한 적이 있었던가 싶다.

그래서 ‘자발적인 농민의 참여 속에 전체 농민의 이익을 위해 모든 사업을 실천함으로써 농민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생동하는 조직으로 발전할 것’ ‘생산과 판매의 협동을 통하여 농민의 단결과 이익을 도모할 것’ ‘생활·생산·투쟁의 공동체를 만들 것’ ‘지역먹거리운동에 농민과 소비자가 적극 나서도록 조직할 것’ 등을 결의했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 농민운동 혁신과 창조의 생생한 모범을 실천하고 있는 동지들이 수없이 많다. 다시 원점에서 신발끈 고쳐맬 때가 온 것이다.

20년사 발간과 창립 23주년 기념식을 맞아 새로운 20년, 농민운동 희망 찾기는 어떻게 모색해야 하는가. 과거에 비추어 현재 운동을 음미하고, 미래의 희망을 찾기를 기대한다.

더 깊고 넓게 혁신하여 대중과 함께 대안의 길을 찾아낸다면! 그 길을 개척하기 위해 분회, 읍면지회, 시군농민회에서 혁명의 낙관과 진정을 나누고 세상변화에의 통찰과 상상력을 자주학습으로 무장하며 자주적 대중노선에 철저한 전략전술을 익히는, 그래서 농민대중은 물론 지역사회의 제반 이해와 요구를 조직해내는 데 솜씨 좋은 대중조직가로 거듭나는 훈련과 실천에 여념이 없다면!

20년사에 비추어 새로운 20년, 미래 희망의 실천대안을 찾아내는 농민운동 혁신과 창조의 훈훈한 봄바람을 꿈꾼다.


허헌중 대표는

전농 초기 교육국장을 비롯해 농어촌사회연구소 부소장, 지역재단 기획이사 등을 역임하며 농민운동진영에서 청춘을 보냈다. 현재 우리밀 대표, 한살림연합 이사, 한국농정신문 논설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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