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어렵네요. 마음대로 기계가 안 움직여요.”
지난 19일 한국농수산대학교의 농기계 실습장에서 중년의 남자들이 농기계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농기계에 올라 타보기도 하고, 서로 모르는 것을 물어가며 농기계 공부에 한창인 이들은 제대를 앞둔 군인들이다. 평균나이 57세로 군생활을 30년 이상 해오다가 제대를 1년 남짓 앞두고 농촌진흥청의 ‘제대 예정군인 귀농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날 교육은 ‘농기계 취급조작 및 실습’이다. 그동안 눈으로 보기만 했던 농기계에 대해 이론교을 배우고, 곧바로 운동장으로 나와 실습을 해보지만 마음처럼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의 귀농정책, 작물재배 방법, 농작물 관리, 한우 사육, 직거래 판매사례 등 농업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특히 교육생들의 관심을 끈 것은 현장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로부터 듣는 생생한 경험담이었다.
염동현 씨도 올해 제대를 앞두고 귀농을 준비하는 군인이다. 그는 제대 후, 고향인 경남 함양에 내려가 배농사를 지을 예정이다. 선친이 남겨둔 땅에서 배농사를 지으며 인생 2막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교육생 중에는 이미 텃밭을 통해 농사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한 이부터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구매하고 제대를 기다리는 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강정식 씨도 34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전남 나주에 집과 밭을 사놓고 영농계획을 세웠다. 강 씨는 “여러가지 고민들이 많이 든다. 입학을 앞둔 새내기 같기도 하고, 졸업생 같기도 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도 설렌다”는 소회를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2010년 육군본부와 ‘제대군인 귀농교육 지원’ MOU를 체결하고, 매년 70여명 이상 교육을 받고 있다. 수료생중 30%이상은 농촌현장에서 영농활동을 하고 있다. <김명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