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으로 보리농사도 망쳐

영산강 죽산보 인근 농지, 농사 못 지을 뻘논으로 변해

  • 입력 2013.01.31 19:1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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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총체적 부실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농업피해 또한 끊임없이 나타나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전남 나주 영산강 일대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의 문제에 이어 이번엔 보리농사를 망친 지하수 침출 문제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순천, 곡성)과 국토해양수산위원회 오병윤 의원(광주서을)은 지난달 30일 전남 나주시 다시면과 왕곡면에 접한 영산강 죽산보 현장을 방문했다.

▲ 지난달 30일 전남 나주시 다시면과 왕곡면에 접한 영산강 죽산보 현장에서 김선동 의원과 오병윤 의원이 농민들과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이날 현장 방문에 농민들은 “죽산보를 만들어 하천 수위가 상승되면서 농지에 지하수가 침출되고 있다”면서 물이 흥건한 논바닥 앞에서 망연자실해 했다. 벼 농사 후에 심은 보리 농사를 망쳤기 때문이다.

전농 광주전남연맹 박행덕 의장은 “지난 해 수확기부터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예 보리를 심을 생각을 못한 농가들이 있고, 지대가 좀 높은 곳에는 보리를 심었는데 언제 망가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보통 관정 수위가 3미터 아래 있었는데 현재 1미터 내외다. 지하수위가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박행덕 의장은 “농사 못 짓는 뻘논이 됐다”면서 “물에 항상 잠겨있어 땅이 흐물흐물하니 봄에 기계가 들어갈 수 없을 것 아니냐”고 답답한 심경에 목소리가 커졌다. 당장 보리농사도 문제지만 벼 생육에 따라 물을 넣고 빼는 조절기능을 상실한 논이 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다.

이 지역 농민들은 뻘논이 된 원인을 죽산보로 지목하고 있지만, 관리를 맡고 있는 농어촌공사는 “용역을 줘서 원인을 규명한 이후, 보상 등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예상하는 연구용역기간은 1년이나 걸린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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