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사태, 어떻게 풀 것인가’- 농민연합 토론회 지상중계

“농협개혁 핵심은 중앙회 지배구조 개선”
농협중앙회 농민들 자주적 조직으로 거듭나야
오는 27일 중앙회장 선거, 농협개혁 성패 좌우

  • 입력 2007.12.17 13:12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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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사태, 어떻게 풀 것인가’- 농민연합 토론회 지상중계

지난 13일 농민연합은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사태,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농협중앙회의 구조적 문제와 이를 해결할 방안, 그리고 차기 중앙회장의 역할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농협 개혁의 핵심은 ‘농협중앙회 지배구조의 개선’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경분리를 조기에 실행해 품목별 연합회를 구성하고 농협중앙회는 조합원 교육과 지도, 대정부 농정활동 등 비사업적 기능만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와 토론을 요약 정리했다. 〈연승우 기자〉

■ 주제발표 : 농협중앙회 개혁방향과 과제= 이헌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연구소 소장

농협중앙회장 장기집권구조 큰 문제 ... 지배·집행 분리돼야 조직운영 투명

▲ 이헌목 한농연 정책연구소 소장
농협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인사, 예산 등 핵심권력이 중앙회장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앙회장은 당선이 되고 나면 4년 동안 인사, 납품업자 선정 등에서 거의 견제 없이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회장의 힘을 더욱 강하게 하는 것은 장기집권구조이다. 회장은 장관처럼 1, 2년 만에 바뀌지도 않는다. 한번 당선되면 4년 임기에다 몇 번 연임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구조이다.

회장은 각 사업 분야별 임직원과 본부의 주요 간부직원은 물론 지역본부장, 시군지부장들과 임용에서부터 이미 강력한 인연을 맺고 있다. 2조원이 넘는 무이자 자금과 수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사업을 운영하면서 선거권자인 조합장과도 이미 많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협의 지배구조는 민주화되고 분권화 돼야 한다. 한사람의 농민대표와 거대 집행부가 농민을 지배하는 체제가 아니라, 적정수의 농민대표와 사외인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집행부를 지배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사업대표는 소속직원들에 대해 실질적인 인사권을 행사하고, 경영실적으로 매년 이사회의 평가를 받게 해야 한다. ‘지배와 집행’이 분리되면, 조직운영이 투명해지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기가 용이해 진다.
사업대표도 이사회에 대해서만 책임경영을 하게 되고, 더 이상 외부의 간섭도 받지 않고,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농협의 변화와 혁신의 최종목표는 품목별, 부류별 또는 특정지역별로 하나로 뭉쳐서 국제경쟁력이 있는 회사 또는 전문조합과 같은 기업처럼 운영되는 경영체를 만들어, 외국 농산물 수출업체의 공세와 국내 대형유통업체의 횡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농협은 정부 또는 정치권과 ‘대등한’ 입장에서 정책을 협의,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의 ‘집행창구’ 역할도 할 수 있는 전문성과 조직력과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농협중앙회와 조합은 진정으로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 진정한 농민대표 이사와 전문가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경영체의 운영방향과 CEO의 임면을 결정해야 한다.

많은 협동조합전문가들도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합장과 중앙회장을 비상임으로 하고, 상임이사와 사업대표의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하자고 한다.

■ 보조발제 : 농협개혁의 방향과 과제= 기원주 전국농민회총연맹 협동조합개혁위원회 부위원장
농협중앙회 신·경분리 조기 시행 ... 농민 목소리 정부에 제대로 전달을

▲ 기원주 전농 협개위 부위원장
농협 개혁의 핵심은 중앙회 신·경분리이다. 이는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첫 번째 방법이다. 중앙회가 농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농정홍보의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중앙회장 선거가 이루어지겠지만, 우리 농민들을 대표하는 조직을 뽑는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토론회 한번 없었고, 공약 한 번 들어보지 못했다.

조합장들이 조합원들의 의사 없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신·경분리도 매우 중요하지만 농협중앙회장을 직접 선출해야 한다. 농민이 없어지면 농협도 없어질 것이다.

농민과 협동조합은 엄청난 벽이 생겨있다. 그것은 농민들에게 불신과 외면으로 결과를 맞았다.
중앙회의 모든 사업들이 돈 장사로 치닫고 있다. 신경분리를 하자고 하는 것을 단순하게 취급해 버리는데, 중앙회가 가지고 있는 소유권과 의사결정을 농민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서이다. 농협은 조합원에 의해 구성, 운영되어야 하지만 임직원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이다.

농민들이 농협을 개혁하자고 하면 경제사업 활성화만 이야기한다.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주장하는 경제사업 활성화, 1시군 1조합 등은 개혁의 본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합병에만 혈안을 올리고 있다.

조합원 교육의 중요성은 공감하고 있는데 농협중앙회에서 장소를 빌려주지 않는다. 운영방안, 참여방법 등에 대해서는 교육하지 않는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못하게 한다. 농민조합원들이 정확히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 졌을 때 협동조합은 제대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비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구조를 모든 언론, 학계에서 침묵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바로 서면 희생 속에서도 농업을 살려낼 수 있다.

■ 지정토론

▶장재호 조합장(경북 칠곡 가산농협)=기득권의 저항으로 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경분리를 해야 다음 중앙회장 구속이 안 될 것이다.

미국, 유럽과 직접적으로 경쟁을 해서는 되지 않는다. 협동의 이점을 살려서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 원칙에 따른 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협동조합 원칙을 지키는 곳은 거의 없다. 민주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의원들이 박수부대로 전락해 버렸다. 실제로 농민의 이익과 반대되는 논리를 끌고 나와서 정말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사항을 결정할 때 지역 조합장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 계통구매 농약이 일반 농약가게에서 파는 것보다 더 비싸다. 계통농약에 거품이 많다. 이런저런 비효율적 요소들이 가미됨으로 인해 농약 값이 비싸진다.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개혁을 해야 한다.

농협중앙회 회장과 관련해서 많은 질타를 하고 있다. 차기 중앙회장은 농협의 구조를 농민들 손으로 해줄 수 있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엄청난 로비가 들어올 것이다.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후보자 등록이 되면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농민들을 진정으로 대변했는지 평가해야 한다. 또한 지역조합을 포함해 농협중앙회가 개혁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아주길 바란다.

▲ 농민연합이 지난 13일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전문가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사태,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있다.
▶이두원 조합장(대전충남 한우협동조합)=정대근 회장이 구속되지 않았다면과 읍면단위 농협 조합원의 교육이 되어 있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를 하겠다. 중앙회장 선거를 보면 면장이 대통령을 뽑는 격이다. 개혁을 한다면 시스템 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철저하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읍면단위 농협을 방치해서 미국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 대책을 세우려면 통합되어 있지 않으면 많은 조합장들과 합의를 해야 한다. 하지만 통합되면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다.

면단위 농협을 존치하고 농협중앙회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중앙회 개혁은 사상누각이다. 이와 같이 농업 현장의 기존 협동조합 편제를 방치하고 검토되는 협동조합 개혁에 대한 좋은 생각들은 결국 실패로 귀착될 것이다.

▶김진군 소장(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정책연구소)=농협이 나아가야 할 비전이 불분명하다. 소비자 조합에서부터 출발했던 조합운동이 현재에 있어서 최선인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농협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있느냐. 농협의 정체성에 대해서 구성원들이 동의하고 합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농협은 지금 기업처럼 이윤추구를 하고 있다.

농협개혁은 지배구조 개선이 핵심이다. (중앙회장은)현재 비상임이지만 조직문화에 따라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복원해야 한다.

농협이 농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이런 위기감이 농협내부로 확산돼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차기 중앙회장은 혁신이 필요한 시기이므로 변혁적 리더십을 가져야 하며, 비전을 발굴하고 구성원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진경희 회장(한국생협연대)= 농협의 동력은 농민이 되어야 하는데, 농협은 돈이 동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협중앙회 들어가는 순간부터 관료적인 모습을 봤을 때 권위적인 조직으로 느꼈다.

이번 사태를 야기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느냐. 농협은 태생부터가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만들어 진 조직이다.

따라서 농협은 농민의 입장에서 농협의 개혁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 원칙에 맞게 사업을 경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김민영 사무처장(참여연대)= 다른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시스템 교체 뿐만 아닌, 인적교체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겠다. 힘에 근거한 변화가 필요하다.

농협중앙회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민주적 대표성을 지닌 농민대표와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사외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이사회가 전문경영인을 선임토로 하고, 이에 대판 평가와 감독의 권한을 가져야 한다.

신경분리를 조기에 시행해야 한다. 신용사업을 독립시켜 별도의 농업은행을 설립하고 책임경영자를 두어 이사회가 실적에 따른 선임과 해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정수 기자(중앙일보 경제전문 기자)= 농업, 농협의 비효율적 경영을 그대로 두고 중앙회장의 분권만 하면 새로운 이사회는 부패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인지. 중앙회장의 권한만 분산시키면 자연스럽게 농민의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인지. 아니면 농민을 위한 농협을 위해서는 또 다른 방안이 필요한지 고민이 든다.

농협이 농민을 모시지 않고 농민 위에 군림하는 이유가 농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농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농협이 농민을 위하게 하려면 농업에 대한 지원을 경쟁에 도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제2의 농협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민간에 한번 맡겨서 농협으로 하여금 농민을 위하는 그를 통해 돈을 버는 행위에 자기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지원체제에 경쟁을 어떤 식으로든 도입하는 방안을 생각해 봤다.

▶윤주이 상무이사(한국농어민신문사)=농협개혁의 방향은 농민의 자조적 조직인 농협이 농민조합원의 협동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현재 농협은 판매 및 가공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품목별 전문농협이 아니라 신용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농협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정부통제형 협동조합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조합원에 기초한 상향적 협동조합으로 개혁하려는 세력이 대립하면서 조합원에 의한 개혁역량이 부족했다.

협동조합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예전처럼 농협중앙회 내에 협동조합개혁위원회를 설치하면 안 된다. 협동조합개혁위원회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농민단체와 연구자, 조합대표자를 중심으로 구성돼야 하며, 농협중앙회와 농림부는 위원이 아닌 배석자로 참가해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조합원이 배제되는 하향식 조직체계의 가장 큰 중추기관이므로 협동조합 개혁의 핵심대상은 바로 중앙회이다. 중앙회를 상향식 조직체계로 개혁해야 한다.

농업·농민이 전체 사회 속에서 소외되어 있기 때문에 농업 농민진영의 공동대응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농협개혁을 위해서는 농민단체들이 분열된 양상을 보이지 말고 하나로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개혁에 앞장서야 된다.

▶박성재 선임연구위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협개혁은 협동조합의 원칙이 관철될 수 있도록 인식을 같이 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조합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이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되지 않아야 하며, 사업이 경쟁자보다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방향으로 시급히 바꿔야 한다.

일인에게 집중돼 있는 의사결정구조의 위험성과 폐해를 개선해 다수인 이사회로 그 권한을 넘겨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 협동조합의 원칙을 잊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사회가 의사결정을 하면 한 사람에게 하던 로비를 다수에게 하는 로비로 바뀔 수도 있다.

따라서 이사회의 이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이를 교체하는 대응력을 주인인 조합원이 가져야 하는데 그 의식은 사업에 바탕을 둔 협동조합의 원칙을 모두 공유하고 지킬 때 가능하다.

▶박진도 교수(충남대학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농협중앙회가 농민들의 자주적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개혁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해야 한다. 당면해서는 농협중앙회장을 올바르게 뽑아야 한다.

농협중앙회가 협동조합법과 협동조합 원칙에 입각해 운영되고 있지 않다. 협동조합의 정체성위기에 빠져 있다. 농협중앙회는 회원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중앙회 자체를 위한 조직이다.

농협중앙회 개혁의 핵심은 현행 농협중앙회를 조속히 비사업적 기능을 담당하는 본래의 중앙회와 사업적 기능을 담당하는 신용사업연합회 및 경제사업연합회로 분리하되, 그것들을 협동조합의 큰 틀 내에 두는 것이다.

새로운 농협중앙회의 역할은 재계, 정부, 보수언론, 주류학계에서의 농업포기론에 대응하고 농업·농촌의 가치 및 역할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 등 협동조합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농협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차기 중앙회장의 자격은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농협중앙회 개혁의 올바른 비전과 확실한 실천의지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차기 회장은 신경분리를 포함한 중앙회 구조개혁 임기 내완료해 회원조합과 농민조합원에 봉사하고 농협중앙회의 임직원이 자긍심을 갖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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