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벌이차 시금치 수확에 나선 할머니들의 손길이 바쁘다. 한파가 풀린 지난 20일, 경남 진주시 지수면 용봉리 동지부락의 한 들판에서 한일연(77, 맨 오른쪽)씨와 마을 주민들이 파릇파릇한 시금치를 뜯어내 파란 봉지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웃는 표정에서 수확의 기쁨이, 무표정한 모습에선 농사의 고단함이 비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엉덩이에 착 달라붙은 동그란 방석 위에 앉아 시금치를 뜯는 하루 일당은 얼마일까. 한씨는 장갑에 엉겨붙은 흙을 털어낸 뒤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며 웃었다. "3만원이여." <한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