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과 농민, 야권연대

  • 입력 2012.12.10 08:18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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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 서울광장, 전국에서 상경한 1만여 농민들이 운집하였다. 한국농민연대 주최로 열린 전국농민대회는 식량주권 실현과 농정대개혁 쟁취를 기치로 ‘한미 fta 폐기! 한중 fta 중단!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시행!’을 핵심 요구로 제기하고 있었다. 

때는 마침 18대 대통령 선거 본선이 시작되는 첫날이다. 때가 때인지라 대회를 주최한 한국농민연대는 주요 대선후보들에게 초청장을 보내 대회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농민대회의 핵심 요구사항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입장이 어떠한지 듣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농민대회에 참석하여 발언한 것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뿐이었다. 이정희 후보는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자신의 정책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정희 후보의 연설만으로는 농민들의 갈증이 해소될 수 없었다. 이른바 유력 대선후보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농민대회에 불참하여 결과적으로 3백만 농민들을 외면해버린 탓이다. 

미국식 보수양당 체제를 견고히 하고 대선국면을 양자대결로 몰아가는 선거구도는 진보민중 진영과 진보정당에 대한 철저한 탄압과 배제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거의 모든 언론들이 농민대회와 농민대회에 참가한 이정희 후보를 철저히 외면하였다.

1만여 농민들이 운집한 대중집회를 그들은 왜 외면하고 말았을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불참은 의외라고들 한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의 불참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양당 체제 아래 양자대결 구도 속에 갇혀 보수와 중도층 끌어안기에 골몰하고 있다.

대선판에서 진보민중 의제가 실종된 것은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의 이러한 태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문재인 후보는 한미, 한중 FTA의 폐기 및 중단, 국가수매제 시행이라는 농민들의 날선 요구 앞에 나서서 내놓을 것도 없거니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에 대한 끊임없는 구애, 그 결과 만들어진 새정치 국민연대의 구성을 보라. 거기에는 농민이 없다. 노동자가 없다. 투쟁하는 민중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후보는 새정치 국민연대의 출범과 안철수와의 연대를 야권연대의 완성이라 말한다. 새정치 국민연대가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일정정도 반영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노동자와 농민, 투쟁하는 민중들이 배제된 지금 야권연대의 완성을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한미 FTA 폐기와 한중 FTA 중단,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시행에 대한 농민들의 요구에도 답하지 않고 있다. 진보적 정권교체에 대한 민중들의 열망을 외면한 반쪽짜리 야권연대만으로는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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