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배추 그물망 지원 전면 중단

유통효율화 정책, 물류비용 급등 가져와

  • 입력 2012.12.03 09:40
  • 기자명 전빛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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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부터 배추에 대해 그물망 지원은 물론이고 2014년부터는 골판지 상자 지원마저 중단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품관원)은 최근 ‘2013년 농산물 규격출하 사업시행지침 개정안’을 내고 현재 지원 대상인 배추 그물망은 올해까지, 골판지 상자는 2014년까지만 지원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타 품목에 비해 유통비용이 높은 배추의 특성상 포장재 지원마저 끊기면 생산비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품관원이 꾀하는 포장화·규격화로 인한 물류효율성 증대는커녕 모든 포장재 지원이 중단되는 2014년이 되면 포장재 가운데 비교적 단가가 낮은 그물망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해남에서 계약재배를 하고 있는 정만기 (사)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한유련) 광주전남지회장은 “정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출하주나 농민들과는 합의 또는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부담이 크다”며 입을 뗐다. 정 회장은 “현재 배추 망당 순수 유통비용은 1,700원이다. 여기에 종이상자를 사용하면 700원이 추가 된다. 가락시장에서 3,000원 받으면 들어오는 것이 하나도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추의 경우 기준가격 자체가 낮은 현실에서 골판지 상자는 개당 800원에 판매되고 있어 생산비 폭등은 불가피한 상황인 것. 그물망은 개당 1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실제 5톤 트럭에는 10kg망 기준 900망이 실린다. 900망에 해당하는 그물망 값은 약 15만원. 여기에 인건비를 포함한 작업비 45만원이 추가된다. 그물망 배추의 경우 한 차당 60만원에 해당하는 작업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그러나 골판지 상자로 대체될 경우 10kg상자 기준 최대 800상자까지만 실을 수 있어 정부가 유도하고 있는 물류효율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골판지 상자로 포장하게 되면 한 차당 골판지 상자 값만 64만원 가량이 들어가고, 여기에 상자를 조립하는 인건비와 테이프 가격, 상차비까지 포함하면 74만원의 작업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 이렇게 되면 골판지 상자로 작업한 차는 그물망 대비 한 차당 약 70만원이 추가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광형 한유련 사무총장은 “그물망은 포장의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을 중단한다더라. 그럼 골판지 상자를 상향 조정해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는 물류효율화가 아니라 오히려 후퇴시키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품관원 품질관리과 관계자는 “본원과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인지하고 있고 예산 증액 요청도 해봤지만, 예산당국의 정책에 따라 농업 예산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줄어든 예산 한도 내에서 효율적으로 집행하다 보니 정책적으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빛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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